좋은시

김소월 좋은 시 첫치마

무명시인M 2022. 3. 24.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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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월 좋은 시 첫치마. Source: www. pixabay. com

김소월 좋은 시 첫치마. 첫치마. 제목부터 신선하다.

첫치마

/김소월

봄은 가나니 저문 날에,

꽃은 지나니 저문 봄에,

속없이 우나니, 지는 꽃을,

속없이 느끼나니 가는 봄을.

 

꽃지고 잎진 가지를 잡고

미친듯 우나니, 집난이는

해 다 지고 저문 봄에

허리에도 감은 첫치마를

눈물로 함빡이 쥐어짜며

 

속없이 우노나 지는 꽃을,

속없이 느끼노나, 가는 봄을. 🍒

 

출처 : 김소월 신현림 지음, 첫 치마, 사과꽃, 2017.

 

🍎 해설

첫치마. 제목부터 신선하다. 옛날 여인에게 치마란 그 여인의 모든 애환이 담겨있는 상징물이다. 집난이는 새댁이다.

 

새댁이 입고 있는 첫치마는 새댁의 희노애락이 담겨있는 상징물이다. 일단 이 시는 호된 시집살이와 조혼에 얽힌 집난이(새댁)의 애수가 깃든 작품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어느 시대 누구에겐들 속절없이 꽃 지고 잎 진 세월이 없었겠는가. 또한 봄은 정말 눈깜짝할 사이에 지나가 버린다. 우리 인생도 그렇다.

 

오늘 우리도 허리에 감은 첫치마를 눈물로 함빡이 쥐어짜며 속절없이 가는 봄을 아쉬워하고 있지 않은가!

🌹 나태주 시인의 해설

김소월 시인의 시를 촘촘히 읽어본 사람도 짐짓 스치고 지나쳤을 법한 작품이다.

언뜻 눈에 띄지 않지만 한번 마음에 들어와서는 지워지지 않는 감흥을 주는 시다. 기적의 시인 김소월의 진면목이 슬쩍 들어간 작품이다.

'첫치마'란 무슨 치마일까? 이 말을 알기 위해서는 우선 '집난이'란 말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집난이란 북한 지역의 함남이나 평북 지방의 지방어로 '시집간 딸'을 가리키는 말이다. 그렇다면 '첫치마'의 의미는 희미하게 밝혀진다. 저 애상을 어찌 주체하리오. 흘러서 개울이 되고 강물이 되어 오늘도 그침이 없구나.

출처 :  나태주 편저, 『시가 인생을 가르쳐 준다』, 앤드,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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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가나니 저문 날에,

꽃은 지나니 저문 봄에,

 

집난이는 저문 봄에

허리에도 감은 첫치마를

눈물로 함빡이 쥐어짜며

 

속없이 우노나 지는 꽃을,

속없이 느끼노나, 가는 봄을.

Source: www. pixabay.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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