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베를렌 명시 가을의 노래.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을시다.
가을의 노래
/폴 베를렌
가을날
비올롱의 가락
긴 흐느낌
하염없이
내 마음 쓰려라
종소리
가슴 메여
나 창백히
지난날 그리며
눈물 흘리네
쇠잔한
내 신세
모진 바람 몰아치는 대로
이리저리 불려다니는
낙엽 같아라
*폴 베를렌(Paul-Marie Verlaine,1844∼1896): 프랑스의 서정시인. 사후에 프랑스의 시왕(詩王)으로 추대받았다.
❄출처 : 폴 베를렌, 가을의 노래, 첫 시집 토성인의 노래, 1866년 출판.
🍎 해설
1960년대~1980년대의 고교 졸업생들은 이 시를 잘 안다. 고교국어 국정교과서에 실렸기 때문이다.
유명한 가을시다.
바이올린 가락의 ‘긴 흐느낌’과 종소리의 ‘가슴 메는’ 아픔이 자아의 내면의 밑바닥을 건드린다. 인간 내면의 바닥을 음악적인 상징으로 이끌어낸 솜씨가 우선 뛰어나다. 종소리의 ‘가슴 메는’ 느낌은 아스라한 옛날의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이 같은 음악적 이미지가 가을이라는 계절과 어우러져 더욱 깊은 감동을 준다.
가야할 때와 종소리, 방황하는 자아와 낙엽의 재촉이 묘한 갈등을 고조시킨다.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이었던 외사촌 누나를 잃은 슬픔과 우수 속에서 이 시를 썼다. 시인은 우수를 떨쳐내고 시련과 고뇌를 승화시키는 가을시를 썼으나 더욱 우수의 늪에 더 깊이 들어가는 센티멘탈리즘에 빠지고 말았다.
그러나 점점 척박해져 가는 요즈음 시대에서는 이런 순수한 센티멘탈리즘이 이따금 필요할지도 모른다.
가을날
비올롱의 가락
긴 흐느낌
하염없이
내 마음 쓰려라
쇠잔한
내 신세
모진 바람 몰아치는 대로
이리저리 불려다니는
낙엽 같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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