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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효근 좋은 시 버팀목에 대하여

무명시인M 2021. 4. 22.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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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효근 좋은 시 버팀목에 대하여. Photo Source: www.pixabay.com

복효근 좋은 시 버팀목에 대하여. 당신의 버팀목은 누구입니까?

버팀목에 대하여

/복효근

태풍에 쓰러진 나무를 고쳐 심고

각목으로 버팀목을 세웠습니다

산 나무가 죽은 나무에 기대어 섰습니다

 

그렇듯 얼마간 죽음에 빚진 채 삶은

싹이 트고 다시

잔뿌리를 내립니다

 

꽃을 피우고 꽃잎 몇 개

뿌려주기도 하지만

버팀목은 이윽고 삭아 없어지고

 

큰바람 불어와도 나무는 눕지 않습니다

이제는

사라진 것이 나무를 버티고 있기 때문입니다

 

내가 허위허위 길 가다가

만져보면 죽은 아버지가 버팀목으로 만져지고

사라진 이웃들도 만져집니다

 

언젠가 누군가의 버팀목이 되기 위하여

나는 싹틔우고 꽃피우며

살아가는지도 모릅니다.

 

출처 : 복효근, 버팀목에 대하여, 시집 새에 대한 반성문, 시와시학사, 2000.

 

🍎 해설

이 시는 우선 쉽게 읽혀진다. 어려운 논리도 없다. 시인은 쉬운 것 같지만 범상치 않은 관찰을 한다. 태풍에 나무가 쓰러진다. 나무를 일으켜 세우고 그 둘레에 각목으로 버팀목을 받쳐준다. 나무가 다시 튼튼하게 자리를 잡을 때까지 버팀목은 지지대가 되어준다. 산 나무가 죽은 나무에 기대어 선 것이다. 결국 죽음에 빚진 채 삶은 싹이 트고 다시 잔뿌리를 내린다. 큰 바람이 불어와도 산 나무는 눕지 않는다. 버팀목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생각나는 사람이 죽은 아버지였고 사라진 이웃이었다. 그 사람들이 버팀목이었던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동시에 시인은 앞으로 누군가의 버팀목이 되어 주어야 한다는 깨달음도 얻었다.

 

나의 삶의 버팀목은 누구였을까? 부모님일까? 직장 상사나 동료일까? 친구일까? 나는 누구에게 어떤 버팀목이 되어 줘야 할까?

 

우선 가까운데서 찾아보자. 코로나19 백신 접종은 시작되었지만, 세상은 이미 바이러스와 함께 장기간 공존해야 하는 시대로 들어섰다. 마스크끈을 다시 한번 졸라매자. 초심으로 돌아가자. ‘나 하나쯤이야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나 하나 때문에라는 코로나 초기의 조심스러운 마음가짐으로 돌아가야 할 것이다. 자발적인 방역수칙의 최대한의 준수를 통해 시민들이 상호간의 버팀목이 되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버팀목 정신은 언제나 소중하다.

 

언젠가 누군가의 버팀목이 되기 위하여

나는 싹틔우고 꽃피우며

살아가는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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