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류시화 좋은 시 소금인형

무명시인M 2021. 4. 18. 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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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 좋은 시 소금인형. Photo Source : www.pixabay.com

류시화 좋은 시 소금인형. 당신의 사랑은 돌인형인가? 헝겊인형인가?

소금인형

/류시화

바다의 깊이를 재기 위해

바다로 내려간

소금인형처럼

당신의 깊이를 재기 위해

당신의 피 속으로

뛰어든

나는

소금인형처럼

흔적도 없이

녹아버렸네

 

출처 : 류시화, 소금인형, 류시화 시집 그대가 같이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푸른숲, 2002.

 

🍎 해설

돌로 만든 인형, 헝겊으로 만든 인형, 소금으로 만든 인형이 있다. 이 세 개의 인형이 바다 속으로 들어갔다. 돌로 만든 인형은 아무 변화가 없었으며, 헝겊으로 만든 인형은 물을 흡수해 잔뜩 부풀었다. 그리고 소금으로 만든 인형은 바닷물에 녹아 사라져 버렸다.

진리에 대한 진정한 추구자는 소금으로 만든 인형과 같아야 한다. 진리를 체험하는 순간, 진리 안에서 자신의 존재가 녹아 없어져야 한다.”

 

류시화 시인은 16년 동안 겨울이 오면 인도를 방문하는 여행가이다. 그는 1년에 100권의 명상서적을 읽는 독서광이기도 하다. 그는 한 인도여행에서 은둔하고 있는 명상가로부터 위와 같은 이야기를 듣고 이 소금인형이라는 시를 썼다고 한다.

 

당신 깊이를 재보려고 당신 속에 들어간 나는 소멸하지 않고 당신과 한 몸이 되어 바로 진정한 사랑이 된다고 이 시는 노래한다. 사랑의 위대한 힘 앞에 불가항력적으로 허물어져 내리는 인간의 기쁨을 노래하고 있다. 진정한 사랑은 소금인형의 정신이라는 것을 노래하고 있다.

 

크게 보면 이 세상은 소금인형 때문에 돌아가는 것 같다. 남의 속을 재보려고만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우선 마음을 열어주는 사람들이 있다. 당신이 누군가에게 소금인형이 되어 주듯이 소금인형의 정신이 살아 있기에 길거리를 걸으면 사람들의 따뜻한 체온이 느껴진다.

 

당신의 깊이를 재기 위해 뛰어든

나는 소금인형처럼

흔적도 없이 녹아버렸네

Photo Source : www.pixabay.com
Photo Source : www. unsplash.com

소금인형

류시화 시, 안치환 작곡/조동익 편곡, 안치환 노래. 출처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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