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서정주 좋은 시 풀리는 한강가에서

무명시인M 2021. 4. 24.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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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 좋은 시 풀리는 한강가에서. 사진 : 봄날의 한강가에서, 출처는 www.pixabay.com

서정주 좋은 시 풀리는 한강가에서. 서정주 시인의 명시중 하나다.

풀리는 한강가에서

/서정주

강물이 풀리다니

강물은 무엇하러 또 풀리는가

우리들의 무슨 설움 무슨 기쁨 때문에

강물은 또 풀리는가

 

기러기같이

서리 묻은 섣달의 기러기같이

하늘의 얼음짱 가슴으로 깨치며

내 한평생을 울고 가려 했더니

 

무어라 강물은 다시 풀리어

이 햇빛 이 물결을 내게 주는가

 

저 민들레나 쑥잎풀 같은 것들

또 한번 고개 숙여 보라 함인가

 

황토언덕

꽃상여

떼과부의 무리들

여기 서서 또 한번 더 바라보라 함인가

 

강물이 풀리다니

강물은 무엇하러 또 풀리는가

우리들의 무슨 설움 무슨 기쁨 때문에

강물은 또 풀리는가

 

출처 : 서정주, 풀리는 한강가에서, 미당 서정주 시전집, 민음사, 1983.

 

🍎 해설

시인들이 봄이 오면 즐겨 읽는 시중의 하나다. 명시다.

 

인간은 살아가면서 항상 어려움을 맞이하고 그걸 풀어가며 살아가려 하지만 그 어려움을 해결하지 못하고 그저 흘러가는 대로 살아가는 수가 많다. 시인은 6.25 전쟁이 남긴 동족상잔의 비극 등 하늘의 얼음짱을 가슴으로 깨치며 회한 속에서 살아가려 했다.

 

그러나 시인은 좌절이나 절망, 그리고 회한에만 머물러 있지 않았다. 그는 민들레나 쑥잎이 봄이 오면 새로운 생명을 시작하듯이 우리도 새로운 시작을 해야함을 노래하고 있다. 아픈 기억을 교훈으로 삼으면서...

 

강물이 풀리다니

강물은 무엇하러 또 풀리는가

우리들의 무슨 설움 무슨 기쁨 때문에

강물은 또 풀리는가

사진 : 봄날의 한강가에서, 출처는 www.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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