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 어쩌다 나는. 사랑시,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어쩌다 나는
/류근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명랑한 햇빛 속에서도 눈물이 나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깊은 바람결 안에서도 앞섶이 마르지 않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무수한 슬픔 안에서 당신 이름 씻으며 사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가득찬 목숨 안에서 당신하나 여의며 사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삶 이토록 아무것도 아닌건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어디로든 아낌없이 소멸해 버리고 싶은건가 🍒
❄출처 : 류근 시집, 『어떻게든 이별』, 문학과지성사, 2016.
🍎 해설
류근 시인은 김광석 가수의 친구다. 그는 김광석의 유명한 노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의 작사가다.
류근 시인의 이 사랑시는 마지막 두 연에서 승부가 났다. 음미할수록 깊이가 있는 사랑시다.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삶 이토록 아무것도 아닌건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어디로든 아낌없이 소멸해 버리고 싶은건가”
🌹 시인의 말
시인의 말을 들어 보기로 하자.
작가의 말
당신 만나서 불행했습니다.
남김없이 불행할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이 불행한 세상에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 있어서 행복했고
사랑하는 사람
당신이어서 불행하였습니다.
우린 서로 비껴가는 별이어야 했지만
저녁 물빛에 흔들린 시간이 너무 깊어 어쩔 수 없었습니다.
서로를 붙잡을 수밖에 없는 단 한 개의 손이 우리의 것이었습니다.
꽃이 피었고
할 말을 마치기에 그 하루는 나빴습니다.
결별의 말을 남길 수 있어 행복합니다.
당신 만나서 참으로 남김없이 불행하였습니다.
2016년 8월
다시 감성마을 慕月堂에서
류 근
❄출처 : 류근 시집, 『어떻게든 이별』, 문학과지성사, 2016에 게재된 작가의 말.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명랑한 햇빛 속에서도 눈물이 나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깊은 바람결 안에서도 앞섶이 마르지 않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무수한 슬픔 안에서 당신 이름 씻으며 사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가득찬 목숨 안에서 당신하나 여의며 사는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이 삶 이토록 아무것도 아닌건가
어쩌다 나는 당신이 좋아서
어디로든 아낌없이 소멸해 버리고 싶은건가
https://youtu.be/DPnGdlbh3Yo?si=adFzM46jrY0mOKNK
AOA 어쩌다 마주친 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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