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SNS. 요즈음 모든 사람들이 몰두하고 있는 SNS.
SNS
/김선우
현실의 식탁과 보여지는 식탁과 보여지고 싶은 식탁 사이
품위 있게 드러내기의 기술 등급에 관하여
관음과 노출 사이 수많은 가면을 가진 신체에 관하여
곁에 있는 것 같지만 등을 내줄 수 없는 곁에 관하여
비교가 천형인 네트에서 우울에 빠지지 않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노력에 관하여
외로워서 SNS가 필요한 것인지
그로 인해 개인이 더욱 외로워지는 것인지
네, 간단치 않은 문제로군요 좀 더 생각해 봅니다
음모의 발명과 음지의 발굴, 심판의 욕망에 관해서도
손쉽게 전시되고 빠르게 철거되는
고통의 회전율에 관해서도
공유하고 분노한 뒤 달아오른 속도만큼
간단히 잊히는 비참의 소비 방식에 관해서도
늘 새로운 이슈가 필요한 삶의 소란스러움과 궁핍에 관해서도
점점 더 가벼워지는 눈물의 무게, 녹슨 피의 온도에 관해서도
네, 정말 간단치 않네요
몸 없이 몸을 이해하는 일처럼
아니 그보다 몸 없이 몸을 그리워하는 일처럼 🍒
❄출처 :계간 『시와 반시』, 2019년 가을호, 시와반시사.
🍎 해설
요즈음 모든 사람들이 눈 뜨고 잠드는 순간까지 SNS를 한다.
조명아래 비친 밝고 화사한 것들만을 골라 노출시키며 스스로 잘 살고 있다고 위로하는 시간들.
그러나 더 가까워지고 더 소통하고 싶어하는 행위들이 더 소외받는 기분이 들게하는 모순.
‘간단히 잊히는 비참의 소비방식’ SNS, 그것은 '몸 없이 몸을 이해하는 일'이며 '몸 없이 몸을 그리워하는 일' 아닌가? 그러다 살아있는 사람이 아닌 섹스봇과 사랑을 나누는 시대가 오는 것은 아닐까?
SNS가 자신의 몸 일부가 된 오늘, 옛날 옛적의 그 원시적이고 인간적인 소통방법을 한번 쯤 생각해봐야 하는 건 아닐까?
🌹 트럼프 시즌 2의 SNS
2기 트럼프는 시즌 1의 그의 SNS였던 트위터 대신에 자기 회사가 개발한 트루스 소셜(Truth Social)을 주로 이용할 것이라고 한다. 제한 글자 수가 종전의 200자 미만에서 1,000자 미만으로 늘어 났다. 하지만 시즌 2의 트럼프는 역시 Truth Social의 SNS 정치를 즐겨 할 것으로 보인다.
외로워서 SNS가 필요한 것인지
그로 인해 개인이 더욱 외로워지는 것인지
네, 간단치 않은 문제로군요 좀 더 생각해 봅니다
공유하고 분노한 뒤 달아오른 속도만큼
간단히 잊히는 비참의 소비 방식에 관해서도
늘 새로운 이슈가 필요한 삶의 소란스러움과 궁핍에 관해서도
네, 정말 간단치 않네요
몸 없이 몸을 이해하는 일처럼
아니 그보다 몸 없이 몸을 그리워하는 일처럼
https://youtu.be/aT_qcT69vug?si=lBDRK4o17-rVyUEy
이승철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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