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천득 짧은 시 편지 서영이에게. 피천득 시인이 딸 서영이에게 보낸 실제 편지다.
편지 서영이에게
/피천득
아빠가 부탁이 있는데 잘 들어주어.
밥은 천천히 먹고
길은 천천히 걷고
말은 천천히 하고
네 책상 위에 '천천히'라고 써 붙여라.
눈 잠깐만 감아봐요. 아빠가 안아 줄게,
자 눈떠!
11월 1일 서영이가 사랑하는 아빠
❄출처: 피천득, 편지 서영이에게, 수필 피천득 수필집, 종합출판범우, 2009.
🍎 해설
피천득 시인이 미국 유학중인 딸 서영이에게 보낸 실제 편지다.
이 편지의 앞 부분에는 이렇게 되어 있다.
서영이에게
네 인형 예쁜 것으로 사다 두었다. 어서 태평양 바다를 건너 가서 너한테 안기기를 기다리고 있다. 이름은 '난영'이라고 부르면 어떨까? 머리가 금빛이고 눈이 파랗지만, 한국에서 살 테니까 한국 이름을 지어주어야지?
한국인들은 누구나 조급한 마음속에서 산다. 외국인들은 한국인들의 첫째가는 특징을 ‘빨리 빨리’라고 말한다. 피천득 시인은 한국인들의 본능인 조급한 마음이 들 때마다 ‘천천히’라는 세 글자를 마음에 담아두라고 딸에게 당부한다. 큰 비밀을 딸에게 알려 준 이 편지속에는 한국 최고의 딸바보 피천득의 딸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다.
딸 피서영 박사(미국의 저명한 물리학 교수, Dr. So-Young Pi)의 근황에 대해서는 이 블로그의 다음 글을 참조하시기 바란다.(게시물의 맨 마지막 부분)
하버드대 출신으로 유명한 미국 바이올리니스트. 2006년 서울시향과 협연. 어릴 때 외할아버지 피천득 시인과 대화를 많이 나눠 지금도 틈만 나면 문학작품을 읽는다고 한다.
Photo Source: www.violinis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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