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서정춘 늦꽃

무명시인M 2023. 12. 21. 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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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춘 늦꽃.

서정춘 늦꽃. 늦게 피는 꽃, 늦꽃.

늦꽃

/서정춘

들국화는 오래 참고

늦꽃으로 핀다

그러나

말없이 이름 없는

가인佳人 같아 좋다

아주 조그맣고

예쁘다

예쁘다를 위하여

늦가을 햇볕이

아직 따뜻했음 좋겠는데

 

이 꽃이

바람의 무게를 달고

흘린 듯 사방으로 흔들리고 있다

이 꽃이

가장 오래된 늦꽃이고

꽃이지만 중생 같다 🍒

 

출처 : 서정춘 시집, 죽편 竹篇, 황금알, 2016.

 

🍎 해설

*가인佳人: 아름다운 사람. 애정을 느끼게 하는 사람.

들국화는 늦게까지 참고 있다가 다른 꽃들이 지고 나면 그때서야 피기 시작한다. 이름없는 가을꽃이고 겨울꽃도 된다. 그야말로 늦꽃이다.

 

어려운 사람이 어려운 사람을 만나면 그 어려움을 더 잘 이해한다. 이런 사람은 늦꽃이다. 괴테는 일찍이 눈물과 함께 빵을 먹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은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알지 못한다.”고 노래했다. 늦꽃인 사람들, 서민들은 더 큰 사랑과 긍휼의 정신을 품을 수 있다. 늦꽃은 서민의 애환을 담은 꽃이다. 그래서 더욱 좋고 중생의 꽃이다.

 

서정춘 시인의 긍휼(compassion)의 시정신이 잘 표현되어 있는 우수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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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는 오래 참고

늦꽃으로 핀다

 

이 꽃이

가장 오래된 늦꽃이고

꽃이지만 중생 같다

들국화는 오래 참고 늦꽃으로 핀다
그러나 말없이 이름 없는 가인 같아 좋다
늦가을 햇볕이 아직 따뜻했음 좋겠는데
이 꽃이 가장 오래된 늦꽃이고 꽃이지만 중생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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