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조병화 호수

무명시인M 2023. 12. 19.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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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화 호수.

조병화 호수. 우리 사회에도 여러 호수 물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산다.

호수

/조병화

물이 모여서 이야길 한다

물이 모여서 장을 본다

물이 모여서 길을 묻는다

물이 모여서 떠날 차빌 한다

 

당일로 떠나는 물이 있다

며칠을 묵는 물이 있다

달폴 두고 빙빙 도는 물이 있다

한여름 길을 찾는 물이 있다

 

달이 지나고

별이 솟고

풀벌레 찌, 찌,

 

밤을 새우는 물이 있다

뜬눈으로 주야 도는 물이 있다

구름을 안는 물이 있다

 

바람을 따라가는 물이 있다

물결에 처지는 물이 있다

수초밭에 혼자 있는 물이 있다.

 

뜬눈으로 주야 도는 물이 있다

구름을 안는 물이 있다

바람을 따라가는 물이 있다

물결에 처지는 물이 있다

 

수초밭에 혼자 있는 물이 있다. 🍒

 

출처 : 조병화 시집, 먼지와 바람 사이, 동화출판공사, 1972.

 

🍎 해설

호수 안에는 여러 물이 모여 있다. 이야기하는 물과, 장 보는 물과, 길을 묻는 물과, 떠날 차비를 하는 물이 모여 있다.

 

우리 사회에도 호수의 물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산다. 참으로 여러 사람이 있다. 금방 떠나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주저하는 사람이 있다. 밤에도 잠을 자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구름 같은 마음을 품는 사람도 있다. 물결에 처지는 물처럼 뒤처지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수초밭에 혼자 있는 물처럼 어울리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한 해를 돌이켜 보면서 나를 닮은 호수의 물은 과연 어떤 물일까를 생각해 본다. 바람을 따라가는 물이었는가? 수초밭에 혼자 있는 물은 아니었는가?

 

다양성과 포용성은 정치, 경제, 문화 전 분야에 걸친 세계적 어젠다이다. 새해에는 호수의 물처럼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그들의 다양성을 존중해 주는 다양성과 포용성의 자세로 살아가야 하겠다는 것을 가만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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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모여서 이야길 한다

물이 모여서 장을 본다

물이 모여서 길을 묻는다

물이 모여서 떠날 차빌 한다

 

뜬눈으로 주야 도는 물이 있다

구름을 안는 물이 있다

바람을 따라가는 물이 있다

물결에 처지는 물이 있다

 

수초밭에 혼자 있는 물이 있다.

물이 모여서 이야길 한다 물이 모여서 장을 본다

뜬눈으로 주야 도는 물이 있다 구름을 안는 물이 있다
바람을 따라가는 물이 있다 물결에 처지는 물이 있다
수초밭에 혼자 있는 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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