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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춘 늦꽃. 늦게 피는 꽃, 늦꽃.
늦꽃
/서정춘
들국화는 오래 참고
늦꽃으로 핀다
그러나
말없이 이름 없는
가인佳人 같아 좋다
아주 조그맣고
예쁘다
예쁘다를 위하여
늦가을 햇볕이
아직 따뜻했음 좋겠는데
이 꽃이
바람의 무게를 달고
흘린 듯 사방으로 흔들리고 있다
이 꽃이
가장 오래된 늦꽃이고
꽃이지만 중생 같다 🍒
❄출처 : 서정춘 시집, 『죽편 竹篇』, 황금알, 2016.
🍎 해설
*가인佳人: 아름다운 사람. 애정을 느끼게 하는 사람.
들국화는 늦게까지 참고 있다가 다른 꽃들이 지고 나면 그때서야 피기 시작한다. 이름없는 가을꽃이고 겨울꽃도 된다. 그야말로 늦꽃이다.
어려운 사람이 어려운 사람을 만나면 그 어려움을 더 잘 이해한다. 이런 사람은 늦꽃이다. 괴테는 일찍이 “눈물과 함께 빵을 먹어 본 적이 없는 사람은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알지 못한다.”고 노래했다. 늦꽃인 사람들, 서민들은 더 큰 사랑과 긍휼의 정신을 품을 수 있다. 늦꽃은 서민의 애환을 담은 꽃이다. 그래서 더욱 좋고 중생의 꽃이다.
서정춘 시인의 긍휼(compassion)의 시정신이 잘 표현되어 있는 우수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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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는 오래 참고
늦꽃으로 핀다
이 꽃이
가장 오래된 늦꽃이고
꽃이지만 중생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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