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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 좋은 시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무명시인M 2021. 3. 15.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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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시화 좋은 시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류시화 좋은 시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팬이 많은 류시화 시인의 대표작중 하나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출처: 류시화,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푸른숲, 2008.

 

🍎 해설

 

흔히 류시화의 시를 <입으로 순화된 시>라고 표현한다. 그는 시를 입으로 수백번 되뇌면서 결국, 독자들에게 낭송되어 쉬운 시를 만들어낸다. 그는 1988년부터 열여섯 차례에 걸쳐 해마다 인도, 네팔, 티벳 등지를 여행했다. 그는 여행길에서 시를 입으로 수백번 되뇌면서 시 한편을 창작한다. 경희대학교 동문인 이문재 시인은 이렇게 해설한다. "그는 시를 종이에만 쓰지 않는다. 바람결 속에도 쓰고, 구름에다 올려놓고 쓰기도 한다. 집보다 길 위에 있는 시간이 더 많기 때문이다.“

 

류시화 시인은 독자들로부터는 사랑을 받는 인기 시인이지만 문단에서는 류시화를 좋게 인정을 하지 않는다. 이런 극단적 평가를 받는 시인은 류시화가 유일하다. 문단 시인들은 류시화의 시같이 대중의 심리에 부응하고 세속적 욕망에 맞춰 쓴 것은 시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한 시는 대중에게 다가가는 글이 아닌 대중이 노력하여 다가가야 하는 장르인데, 류시화 시인의 글은 전자에 속한다고 비판한다. 아마도 적극적인 현실참여를 주장하고 있는 민중주의자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던 당시의 문단에서 류시화를 현실 도피의 소지를 제공한다며 비난을 했던것 같다. 다시 말해 당시의 문단에서는  대중의 심리에 부응하고 세속적 욕망에 맞춰 작품을 창작했다는 뜻에서 혹평을 내린 것 같다.

류시화 시인의 작품은 문단과 문예지에도 외면당한다. 1997<죽비소리><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저급함도 역겨움도 모르는 외눈박이 독자들에게나 매혹적인 시집"이라 혹평한다.

 

류시화는 민중적이고 저항적 작품을 지향했던 당대의 문단과는 달리 신비주의적 세계관의 작품세계를 선보였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남진우는 평론집 <바벨탑의 언어> 를 통해 류시화 시인의 시 세계를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으로 흐르지 않고, 이렇게 언급한다. "류시화의 시에서 가장 중요한 상상력의 움직임은 외부로 확산하려는 힘과 내부로 수렴하려는 두 힘의 갈등이며, 그 중 항상 후자가 전자보다 우위에 있다. 그는 적극적인 현실참여를 주장하고 있는 민중주의자들에게 현실 도피라는 비난을 받을 수치를 안고 있다. 모든 사람들이 앞만 바라보며 바빠 나아가는 이때, '온 곳으로 되돌아가며'라고 노래하는 그의 낮은 음성 속엔 우리가 경청할 만한 많은 의미가 함축되어 있다.”

 

아무튼 류시화의 시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1989~1998년 동안 21번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그는 시로 여는 세상2002년 여름호에서 대학생 5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시인에 윤동주 김소월 한용운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 또한 류시화의 시는 라디오에서 가장 많이 낭송되는 시이기도 하다.

 

오늘 여기에 소개한 류시화 시인의 대표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는 삶이 무엇인지에 대한 가르침을 전해주는 좋은 시라고 생각한다. 신비주의적 세계관도 아니다. 어느 시인이 얘기한 것처럼 이 시는 천 개의 슬픔을 사라지게 하는 한 개의 기쁨일지도 모른다.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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