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자 완행열차. 우리 인생길의 여정에도 급행과 완행이 있다. 완행열차 /허영자 급행열차를 놓친 것은 잘된 일이다 조그만 간이역의 늙은 역무원 바람에 흔들리는 노오란 들국화 애틋이 숨어 있는 쓸쓸한 아름다움 하마터면 나 모를 뻔하였지 완행열차를 탄 것은 잘된 일이다 서러운 종착역은 어둠에 젖어 거기 항시 기다리고 있거니 천천히 아주 천천히 누비듯이 혹은 홈질하듯이 서두름 없는 인생의 기쁨 하마터면 나 모를 뻔하였지 🍒 ❄출처 : 허영자 시집, 『모순의 향기』, 시인생각, 2013. 🍎 해설 이 시는 정신없이 쫓기듯 사는 현대인의 삶을 뒤돌아보게 하는 묵직한 성찰의 시다. 열차는 기나긴 철로 위를 달리지만 언젠가는 종착역에 도착한다. 우리 인생길도 언젠가 종착역에 도착한다. 그 여정에는 급행도 있고 완행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