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악 좋은 시 전라도 가시내. 만주 북간도의 주막에서 함경도 사내가 전라도 가시내를 만났다. 전라도 가시내 /이용악 알룩조개에 입 맞추며 자랐나 눈이 바다처럼 푸를 뿐더러 까무스레한 네 얼굴 가시내야 나는 발을 얼구며 무쇠다리를 건너 온 함경도 사내 바람소리도 호개도 인전 무섭지 않다만 어두운 등불 밑 안개처럼 자욱한 시름을 달게 마시련다만 어디서 흉참한 기별이 뛰어들 것만 같아 두터운 벽도 이웃도 못 미더운 북간도 술막 온갖 방자의 말을 품고 왔다 눈포래를 뚫고 왔다 가시내야 너의 가슴 그늘진 숲속을 기어간 오솔길을 나는 헤매이자 술을 부어 남실남실 술을 따르어 가난한 이야기에 고이 잠가 다오 네 두만강을 건너왔다는 석 달 전이면 단풍이 물들어 천리 천리 또 천리 산마다 불탔을 겐데 그래도 외로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