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김지하 절, 그 언저리

무명시인M 2023. 8. 25. 11:30
728x90
반응형

김지하 절, 그 언저리.

김지하 절, 그 언저리. 궁극적인 시대정신을 갈구한다.

, 그 언저리

/김지하

그 언저리 무언가

내 삶이

있다

 

쓸쓸한 익살

달마達摩 안에

 

한매寒梅의 외로운 예언 앞에

 

바람의 항구

서너 촉 풍란風蘭 곁에도

 

있다

 

맨끝엔 반드시

세 거룩한 빛과 일곱별

 

풍류가 살풋

숨어 있다

 

깊숙이

빛 우러러 절하며. 🍒

 

출처 : 김지하 시집, , 그 언저리, 창비, 2003.

 

🍎 해설

저항시인 김지하는 2000년대 초, 통도사로 백양사로 또 이름없는 절로. 스님을 만나고 한매(寒梅)도 만났다. 그리고 절 언저리 어느 곳에 그가 남겨놓은 삶들이 흩어져 있는 것을 보았고. 사상탐험을 했다. 절을 돌며 쓴 시집이 , 그 언저리였다. 이 시집은 공초문학상 2003년 수상작품이고 이 시는 그 시집의 표제시다.

 

이 시에 나오는 달마는 불교의 보살행의 하나요 매화난초는 유학의 군자도의 하나다. 그러나 시인은 절에 가서도 절의 모습을 못 찾는 모습이다. 유학도 못 찾는다. 늘 그의 마음은 세상을 걱정하고 있기에 절 속으로 들어가지는 못했는지도 모른다. 처절한 궁극적인 시대정신의 갈구자세를 우리는 볼 수 있을 뿐이다.

 

김지하 시인은 저항시인에서 사상시인으로의 변신을 시도했었다. 세상을 떠나는 날 까지도 그의 지적 편력의 허기증은 지속되고 있었다. 그는 주로 생명사상을 탐구했었다. 이 시에서는 생명사상쪽 보다는 문화정치학을 탐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이 시는 절에 가서도 절의 모습을 못 찾는 시인의 처절한 시대정신의 탐구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지금의 우리에게도 뭔가의 화두를 툭하고 던지고 있는 듯 하다.

반응형

그 언저리 무언가

내 삶이

있다

 

쓸쓸한 익살

달마達摩 안에

 

한매寒梅의 외로운 예언 앞에

 

바람의 항구

서너 촉 풍란風蘭 곁에도

 

있다

 

맨끝엔 반드시

세 거룩한 빛과 일곱별

 

풍류가 살풋

숨어 있다

 

깊숙이

빛 우러러 절하며.

절 그 언저리 무언가 내 삶이 있다
쓸쓸한 익살 달마안에 한매의 외로운 예언 앞에
바람의 항구 서너 촉 풍란 곁에도 있다
맨끝엔 반드시 세 거룩한 빛과 일곱별 풍류가 살풋 숨어 있다.

 

반응형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만영 달· 포도· 잎사귀  (0) 2023.08.28
나태주 사랑은 언제나 서툴다  (0) 2023.08.26
정호승 우리가 어느 별에서  (0) 2023.08.24
서정주 광화문  (7) 2023.08.22
송경동 먼저 가는 것들은 없다  (0) 2023.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