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김남조 생명

무명시인M 2023. 8. 1. 05:40
728x90
반응형

김남조 생명.

김남조 생명. 인간 생명의 본질은 무엇인가? 딱딱한 철학이 아니다.

생명

/김남조

생명은

추운 몸으로 온다

벌거벗고 언땅에 꽂혀 자라는

초록의 겨울보리,

생명의 어머니도

먼 곳, 추운 몸으로 왔다

 

진실도

부서지고 불에 타면서 온다

버려지고 피흘리면서 온다

 

겨울 나무들을 보라

추위의 면도날로 제 몸을 다듬는다

잎은 떨어져 먼날의 섭리에 불려 가고

줄기는 이렇듯이

충전 부싯돌임을 보라

 

금가고 일그러진 걸 사랑할 줄 모르는 이는

친구가 아니다

상한 살을 헤집고 입맞출 줄 모르는 이는

친구가 아니다

 

생명은

추운 몸으로 온다

열두 대문 다 지나온 추위로

하얗게 드러눕는

함박눈 눈송이로 온다 🍒

 

출처 : 김남조 시집, 가난한 이름에게, 미래사, 1991.

생명이란 무엇인가?

🍎 해설

생명이란 무엇인가? 인간 생명의 본질은 무엇인가?

시인은 생명체는 추운 몸으로 온다고 화두를 꺼낸다.

겨울 보리와 겨울 나무는 추운 몸으로 온다. 생명체는 추운 몸으로 오고 인간이 추구해야 할 진실도 부서지며 불에 타면서 오고 버려지고 피흘리면서 온다.

 

이렇듯 인간의 본질은 인생의 시련과 고통을 겪으며 비로소 완성된다.

 

시인은 생명에 대한 순응 또는 생의 쓰라린 긍정을 통해서 삶의 고독과 허무를 이겨내려는 안간힘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 시는 시인의 인생과 생명에 대한 깊은 사유와 고뇌를 잘 형상화하고 있는 우수작품이다.

반응형

생명은

추운 몸으로 온다

벌거벗고 언땅에 꽂혀 자라는

초록의 겨울보리,

생명의 어머니도

먼 곳, 추운 몸으로 왔다

 

겨울 나무들을 보라

추위의 면도날로 제 몸을 다듬는다

진실도

부서지고 불에 타면서 온다

버려지고 피흘리면서 온다

 

금가고 일그러진 걸 사랑할 줄 모르는 이는

친구가 아니다

상한 살을 헤집고 입맞출 줄 모르는 이는

친구가 아니다

생명은 추운 몸으로 온다
벌거벗고 언땅에 꽂혀 자라는 겨울보리
진실도 부서지고 불에 타면서 온다
금가고 일그러진 걸 사랑할 줄 모르는 이는 친구가 아니다

반응형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함민복 닻  (0) 2023.08.04
김수영 폭포  (0) 2023.08.02
문정희 순간  (4) 2023.07.30
문정희 흙  (0) 2023.07.29
나태주 자기를 함부로 주지 말아라  (5) 2023.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