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김수영 폭포

무명시인M 2023. 8. 2. 10:54
728x90
반응형

김수영 폭포.

김수영 폭포. 저항시인의 역사인식. 폭포 정신은?

폭포

/김수영

폭포는 곧은 절벽을 무서운 기색도 없이 떨어진다.

 

규정할 수 없는 물결이

무엇을 향하여 떨어진다는 의미도 없이

계절과 주야를 가리지 않고

고매한 정신처럼 쉴 사이 없이 떨어진다.

 

금잔화도 인가도 보이지 않는 밤이 되면

폭포는 곧은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곧은 소리는 소리이다.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를 부른다.

 

번개와 같이 떨어지는 물방울은

취할 순간조차 마음에 주지 않고

나타(懶惰)와 안정을 뒤집어 놓은 듯이

높이도 폭도 없이

떨어진다. 🍒

 

출처 : 김수영 시집, 달나라의 장난, 민음사, 2018.

 

🍎 해설

*나타: 나태, 게으름.

김수영 시인은 4.19혁명 전후의 대표적인 저항시인이다. 참여문학의 기수였다.

 

폭포는 우렁찬 소리를 내며 수직으로 곧고 거침없이 떨어진다. 이러한 폭포의 속성을 통해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고매한 정신을 지키며 살아가고자 하는 시인의 역사인식을 형상화하고 있다.

 

폭포는 진실의 소리를 불러 온 세상을 진실로 가득차게 만들 것이라는 역사인식이다.

 

마지막 연의 취할 순간조차 마음에 주지 않고는 흠뻑 빠져들거나 음미할 틈조차 주지 않는다는 것이고, ‘높이도 폭도 없이/ 떨어진다.’라는 표현은 부정적 현실에 안주하는 소시민적이고 안이한 삶의 태도를 거부하고 저항의 치열한 삶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곧은 소리는 소리이다.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를 부른다.

 

시에 무리하지 않는 논리가 있고 운률에 힘이 있다.

반응형

폭포는 곧은 절벽을 무서운 기색도 없이 떨어진다.

금잔화도 인가도 보이지 않는 밤이 되면

폭포는 곧은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곧은 소리는 소리이다.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를 부른다.

 

번개와 같이 떨어지는 물방울은

취할 순간조차 마음에 주지 않고

나타(懶惰)와 안정을 뒤집어 놓은 듯이

높이도 폭도 없이

떨어진다.

폭포는 높은 절벽을  무서운 기색도 없이 떨어진다.
고매한 정신처럼 쉴 사이 없이 떨어진다.
곧은 소리는 소리이다. 곧은 소리는 곧은 소리를 부른다.
높이도 폭도 없이 떨어진다.

반응형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해인 사랑의 사계절  (6) 2023.08.06
함민복 닻  (0) 2023.08.04
김남조 생명  (0) 2023.08.01
문정희 순간  (4) 2023.07.30
문정희 흙  (0) 2023.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