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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강설. 다 함께 눈을 맞자.
강설(降雪)
/고은
폐허에 눈 내린다.
적도 동지도
함께 모이자.
함께 눈을 맞자.
눈 맞으며 껴안고 울자.
폐허에 눈 내린다.
우리가 1950년대에 깨달은 것은
인산인해(人山人海)의 죽음이 아니라 사랑이다.
눈이 내린다.
눈이 내린다.
모든 죽은 사람들까지도 살아나서
함께 눈을 맞자.
눈 맞으며 울자.
우리는 분명 죄의 족속이다.
눈을 맞자.
눈 맞으며 사랑하자. 🍒
❄출처 : 고은 시집, 『고은 전집』, 김영사, 2002.
🍎 해설
“떠난 사람들도 모두 돌아와/ 다 함께 눈을 맞자/ 눈 맞으며 사랑하자.” 지난 날은 지난 날이다. 이제 함께 모이자.
이 시는 객지에 흩어졌던 가족들이 고향에 돌아오듯 모든 사람들이 한 데 모여 화합하자는 상생과 화해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아름답고 깊이 있는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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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에 눈 내린다.
적도 동지도
함께 모이자.
함께 눈을 맞자.
눈 맞으며 껴안고 울자.
모든 죽은 사람들까지도 살아나서
함께 눈을 맞자.
눈 맞으며 울자.
눈을 맞자.
눈 맞으며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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