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고은 강설

무명시인M 2023. 3. 21. 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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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 강설.

고은 강설. 다 함께 눈을 맞자.

강설(降雪)

/고은

폐허에 눈 내린다.

적도 동지도

함께 모이자.

함께 눈을 맞자.

눈 맞으며 껴안고 울자.

폐허에 눈 내린다.

우리가 1950년대에 깨달은 것은

인산인해(人山人海)의 죽음이 아니라 사랑이다.

눈이 내린다.

눈이 내린다.

 

모든 죽은 사람들까지도 살아나서

함께 눈을 맞자.

눈 맞으며 울자.

우리는 분명 죄의 족속이다.

눈을 맞자.

눈 맞으며 사랑하자. 🍒

 

출처 : 고은 시집, 고은 전집, 김영사, 2002.

 

🍎 해설

떠난 사람들도 모두 돌아와/ 다 함께 눈을 맞자/ 눈 맞으며 사랑하자.” 지난 날은 지난 날이다. 이제 함께 모이자.

 

이 시는 객지에 흩어졌던 가족들이 고향에 돌아오듯 모든 사람들이 한 데 모여 화합하자는 상생과 화해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아름답고 깊이 있는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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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에 눈 내린다.

적도 동지도

함께 모이자.

함께 눈을 맞자.

눈 맞으며 껴안고 울자.

 

모든 죽은 사람들까지도 살아나서

함께 눈을 맞자.

눈 맞으며 울자.

눈을 맞자.

눈 맞으며 사랑하자.

폐허에 눈 내린다. 적도 동지도 함께 모이자.
함께 눈을 맞자.
모든 죽은 사람들까지도 살아나서 함께눈을 맞자.
우리는 분명 죄의 족속이다. 눈을 맞자. 눈 맞으며 사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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