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박목월 뻐꾸기

무명시인M 2023. 1. 19.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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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월 뻐꾸기.

박목월 좋은 시  뻐꾸기. 인간의 허무감과 회한을 노래한 서정시.

뻐꾸기

/박목월

잠이 오지 않는 밤이 잦다.

이른 새벽에 깨어 울곤 했다.

나이는 들수록

한은 짙고

새삼스러이 허무한 것이

또한 많다.

 

이런 새벽에는

차라리 기도가 서글프다.

먼 산마루의 한 그루 수목처럼

잠잠히 앉았을 뿐……

눈물이 기도처럼 흐른다.

 

뻐꾹새는

새벽부터 운다.

효자동 종점 가까운 하숙집

창에는

창에 가득한 뻐꾹새 울음……

모든 것이 안개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도

혹은 사람의 목숨도

아아 새벽 골짜기에 엷게 어린

청보라빛 아른한 실오리

 

그것은 이내 하늘로 피어오른다.

그것은 이내 소멸한다.

이 안개에 어려

뻐꾹새는

운다. 🍒

 

출처 : 박목월 시집, ·기타(·其他), 신구문화사, 1959, 시인의 나이 43세 시.

 

🍎 해설

이 시는 청록파 시인답지 않은 인간으로서의 고민을 털어 놓은 시다.

이 시에는 실패한 한 인간으로서의 시인 자신의 회한과 절망감이 들어있다.

 

뻐꾸기는 낮뿐만 아니라 밤에도 우는 새이다. 밤이나 새벽에 우는 뻐꾸기 울음소리. 밤에 우는 뻐꾸기의 울음소리 속에는 인간들의 허무감과 절망과 회한이 숨어 있다.

 

시인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뻐꾸기 소리를 들으면서 회한에 잠기고 인생의 허무감으로 번민한다. 시인은 차라리 기도가 서글프다고 말하고 있으며 새삼스러이 허무한 것이/ 또한 많다고 자성하고 있다. ‘창에 가득한 뻐꾹새 울음……/ 모든 것이 안개다.’라고 절망감을 고백하고 있다.

그러나 시인은 새벽의 뻐꾸기 울음소리 속에는 우리들의 절망과 회한이 있지만 우리들의 새로운 내일도 숨어 있다고 노래한다.

 

절망과 회한의 청보라빛 아른한 실오리/ 그것은 이내 소멸한다. / 이 안개에 어려/ 뻐꾹새는/ 운다.’ 밤과 뻐꾸기 울음소리는 천천히 소멸되어 우리가 모르는 곳으로 가고 새로운 새벽이 열린다. 그것이 인생이다.

 

새벽의 뻐꾸기 울음소리라는 자연을 감각적으로 재현하는데 그치지 않고, 인간의 본질적 고민을 바로 서정시로 형상화한 보기 드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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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오지 않는 밤이 잦다.

이른 새벽에 깨어 울곤 했다.

 

이런 새벽에는

차라리 기도가 서글프다.

눈물이 기도처럼 흐른다.

 

뻐꾹새는

새벽부터 운다.

창에 가득한 뻐꾹새 울음……

모든 것이 안개다.

 

아아 새벽 골짜기에 엷게 어린

청보라빛 아른한 실오리

 

그것은 이내 하늘로 피어오른다.

그것은 이내 소멸한다.

이 안개에 어려

뻐꾹새는

운다.

잠이 오지 않는 밤이 잦다
이런 새벽에는 차라리 기도가 서글프다
뻐꾹새는 새벽부터 운다
그것은 이내 하늘로 피어 오른다그것은 이내 소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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