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정호승 폭포 앞에서

무명시인M 2022. 12. 20.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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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호승 폭포 앞에서.

정호승 좋은 시 폭포 앞에서. 이대로 떨어져 죽어도 좋다. 치열한 사랑시.

폭포 앞에서

/정호승

이대로 떨어져 죽어도 좋다

떨어져 산산이 흩어져도 좋다

흩어져서 다시 만나 울어도 좋다

울다가 끝내 흘러 사라져도 좋다

 

끝끈내 흐르지 않는 폭포 앞에서

내가 사랑해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내가 포기해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나는 이제 증오마저 사랑스럽다

소리 없이 떨어지는 폭포가 되어

눈물 없이 떨어지는 폭포가 되어

머무를 때는 언제나 떠나도 좋고

떠날 때는 언제나 머물러도 좋다 🍒

 

출처 : 정호승 시집,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창비, 1997.

 

🍎 해설

사랑이 부박해져가는 시대이지만, 폭포 앞에서 이대로 떨어져 죽어도 좋다,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고 하는 강렬한 사랑의 의지는 우리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주고 있다.

 

마지막 연에서 나는 이제 증오마저 사랑스럽다/ 소리 없이 떨어지는 폭포가 되어/ 눈물 없이 떨어지는 폭포가 되어/ 머무를 때는 언제나 떠나도 좋고/ 떠날 때는 언제나 머물러도 좋다는 결구는 온 몸으로 하는 사랑은 결국 달관과 포용의 세계에 이른다는 것을 암시해 주고 있다. 치열한 사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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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떨어져 죽어도 좋다

떨어져 산산이 흩어져도 좋다

흩어져서 다시 만나 울어도 좋다

울다가 끝내 흘러 사라져도 좋다

 

끝끈내 흐르지 않는 폭포 앞에서

내가 사랑해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내가 포기해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

이대로 떨어져 죽어도 좋다
흩어져서 다시 만나 울어도 좋다
내가 사랑할 때가 언제인가를
떠날 때는 언제나 머물러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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