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오광수 12월의 독백

무명시인M 2022. 12. 21. 12:00
728x90
반응형

오광수 12월의 독백.

오광수 12월의 독백. 마음을 어루 만져주는 송년시.

12월의 독백

/오광수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 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

손 하나는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

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렴풋이 알련만

한 치 앞도 모르는 숙맥이 되어

또 누굴 원망하며 미워합니다.

 

돌려보면 아쉬운 필름만이 허공에 돌고

다시 잡으려 손을 내밀어 봐도

기약의 언질도 받지 못한 채 빈손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텅 빈 가슴을 또 드러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 🍒

 

출처 : 오광수 시집, 어제보다 아름다운 오늘, 타임비, 2015.

 

🍎 해설

어느덧 팬데믹 3년차 연말이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습관처럼 벌써?’라는 말을 되뇌이곤 한다. 올 한해 동안의 회한이 밀려온다.

 

그러나 이 얼마나 기쁜 이야기인가?

해마다 이맘때쯤 텅 빈 가슴을 또 드러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

 

어제보다 아름다운 오늘이고, 금년보다 아름다운 내년을 맞이하시기 바랍니다.

반응형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 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텅 빈 가슴을 또 드러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

 

남은 달력 한 장이 펄렁거리는데
한 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 놓을 게 없습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텅 빈 가슴을 또 드러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

반응형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종길 성탄제  (0) 2022.12.25
나태주 너를 아껴라  (0) 2022.12.22
정호승 폭포 앞에서  (0) 2022.12.20
양광모 멈추지 마라  (0) 2022.12.19
용혜원 걱정을 쌓아놓지 않게 하소서  (0) 2022.1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