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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철 언제 삶이 위기 아닌 적 있었던가

무명시인M 2022. 11. 29.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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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철 언제 삶이 위기 아닌 적 있었던가

이기철 언제 삶이 위기 아닌 적 있었던가. 치열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묵직하게 위로를 주는 시.

언제 삶이 위기 아닌 적 있었던가

/이기철

언제 삶이 위기 아닌 적 있었던가

껴입을수록 추워지는 것은 시간과 세월뿐이다.

 

돌의 냉혹, 바람의 칼날, 그것이 삶의 내용이거니

생의 질량 속에 발을 담그면

몸 전체가 잠기는 이 숨막힘

설탕 한 숟갈의 회유에도 글썽이는 날은

이미 내가 잔혹 앞에 무릎 꿇은 날이다

슬픔이 언제 신음 소릴 낸 적 있었던가

고통이 언제 뼈를 드러낸 적 있었던가

 

목조계단처럼 쿵쿵거리는, 이미 내 친구가 된 고통들

그러나 결코 위기가 우리를 패망시키지는 못한다

 

내려칠수록 날카로워지는 대장간의 쇠처럼

매질은 따가울수록 생을 단련시키는 채찍이 된다

 

이것은 결코 수식이 아니니

고통이 끼니라고 말하는 나를 욕하지 말라

누군들 근심의 힘으로 밥 먹고

수심의 디딤돌을 딛고 생을 건너간다

 

아무도 보료 위에 누워 위기를 말하지 말라

위기의 삶만이 꽃피는 삶이므로 🍒

 

출처 : 이기철 시집,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민음사, 2000.

 

🍎 해설

이 시는 치열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게 묵직하게 위로를 주는 작품이다.

인생을 살다 보면 위기라고 느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그러나 위기는 곧 기회다라는 말은 헛된 수식어가 아니다. ‘내려칠수록 날카로워지는 대장간의 쇠처럼 매질은 따가울수록 생을 단련시키는 채찍이 된다’. 위기는 늘 나를 키운다.

 

그러므로 고통이 끼니라고 말하는 나를 욕하지 말라/ 누구나 수심의 디딤돌을 딛고 생을 건너간다/ 위기의 삶만이 꽃피는 삶이므로

 

해답은 어네스트 헤밍웨이의 바다와 노인으로 귀착한다. 헤밍웨이는 바다와 노인에서 인간의 가장 큰 죄악은 바로 희망을 잃는 것이라고 했다.상어와 싸워 비록 자신이 잡은 청새치의 살점은 모두 빼앗겼을망정 온갖 역경을 헤치고 돌아온 사람이 되면 그 사람은 삶을 제대로 산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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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삶이 위기 아닌 적 있었던가

입을수록 추워지는 것은 시간과 세월뿐이다.

 

내려칠수록 날카로워지는 대장간의 쇠처럼

매질은 따가울수록 생을 단련시키는 채찍이 된다

 

고통이 끼니라고 말하는 나를 욕하지 말라

누군들 근심의 힘으로 밥 먹고

수심의 디딤돌을 딛고 생을 건너간다

 

아무도 보료 위에 누워 위기를 말하지 말라

위기의 삶만이 꽃피는 삶이므로

언제 삶이 위기 아닌 적 있었던가
내려칠수록 날카로워지는 대장간의 쇠처럼
누구나 수심의 돌을 딛고 생을 건너간다.
위기의 삶만이 꽃피는 삶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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