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희 좋은 시 전보. 옛날, 꼭 급히 전해야 할 소식이 있으면 전보를 보냈다.
전보
/문정희
나는 너에게
전보가 되고 싶다
어느 일몰의 시간이거나
창백한 달이 떠 있는
신새벽이어도 좋으리라
눈부신 화살처럼 날아가
지극히 짧은 일격으로
네 모든 생애를 바꾸어 버리는
축전이 되고 싶다
가만히 바라보면
아이들의 놀이처럼
싱거운 화면,그 위에 꽂히는
한 장의 햇살이고 싶다
사랑이라든가
심지어 깊은 슬픔이 되고 싶다
나는 네에게
전보가 되고 싶다 🍒
❄출처 : 문정희 시집, 『어린 사랑에게-문정희 시선』,미래사,1991.
🍎 해설
옛날, 꼭 전해애 할 급한 소식이 있으면 우체국에 가서 전보를 쳤다. 편지보다는 빠르게 내용은 간결하게 전보를 통해 전했다. 축전도 많았고 당선 소식도 있었다.
“나는 너에게/ 눈부신 화살처럼 날아가/ 지극히 짧은 일격으로/ 네 모든 생애를 바꾸어 버리는/ 축전이 되고 싶다?고 노래한다.
그야말로 화살처럼 강렬한 불길이다. 너와 나, 남과 여의 경계를 허물고 그걸 하나로 융합하는 용광로가 바로 전보다. 물론 그것이 사랑이 될 수도 있고 깊은 슬픔이 될 수도 있다.
🌹 정지영 아나운서(SBS) 해설
아침잠을 깨워 주는 향긋한 모닝커피 같은 사람, 지루한 한낮의 졸음을 깨워 줄 톡 쏘는 콜라 같은 사람, 지친 어깨의 피곤을 풀어 줄 달콤한 꿀차 같은 사람.
삶의 한줄기 빛이 되어 주듯, 막다른 골목에서 맞닥뜨린 마지막 비상구 같은 절실한 기쁨!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 줄 수 있다면, 그 행복함이란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겠지?
혹시… 지금 그 행복에 빠져 계신가요?
❄출처 : 정지영 편, 『마음이 예뻐지는 시』,나무생각, 2001
나는 너에게
전보가 되고 싶다
눈부신 화살처럼 날아가
지극히 짧은 일격으로
네 모든 생애를 바꾸어 버리는
축전이 되고 싶다
사랑이라든가
심지어 깊은 슬픔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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