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나희덕 좋은 시 음지의 꽃

무명시인M 2022. 6. 2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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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희덕 좋은 시 음지의 꽃. Source: www. pexels. com

나희덕 좋은 시 음지의 꽃. 희망은 상처에서 시작된다. 버섯처럼.

음지의 꽃

/나희덕

우리는 썩어가는 참나무떼,

벌목의 슬픔으로 서 있는 이 땅

패역의 골짜기에서

서로에게 기댄 채 겨울을 난다

 

함께 썩어갈수록

바람은 더 높은 곳에서 우리를 흔들고

이윽고 잠자던 홀씨들 일어나

우리 몸에 뚫렸던 상처마다 버섯이 피어난다

 

황홀한 음지의 꽃이여

우리는 서서히 썩어가지만

너는 소나기처럼 후드득 피어나

그 고통을 순간에 멈추게 하는구나

 

오, 버섯이여

산비탈에 구르는 낙엽으로도

골짜기를 떠도는 바람으로도

덮을 길 없는 우리 몸을

뿌리 없는 너의 독기로 채우는구나 🍒

 

출처 : 나희덕 시집, 뿌리에게,창비,1999.

 

🍎 해설

음지의 꽃은 버섯이다. 이 시는 벌목 당한 참나무 떼에서 피어나는 표고버섯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우리 몸에 뚫렸던 상처마다 버섯이 피어난다

시인은 희망은 상처에서 시작된다고 노래한다. 참나무에서 태어 난 뿌리없는 버섯의 생명력을 시인은 예찬한다. 버섯의 놀라운 생명력으로 슬픔을 극복하고 희망을 느끼는 참나무의 심정을 형상화하였다.

 

이 시는 상처투성이의 연약하고 소외된 존재들을 감싸 안으면서 소외된 존재들의 절망 속에서의 희망을 노래한 우수작품이다. 시인은 과장없고 독특한 민중적 서정시를 개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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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썩어가는 참나무떼,

벌목의 슬픔으로 서 있는 이 땅

 

함께 썩어갈수록

우리 몸에 뚫렸던 상처마다 버섯이 피어난다

 

오, 버섯이여

산비탈에 구르는 낙엽으로도

덮을 길 없는 우리 몸을

뿌리 없는 너의 독기로 채우는구나

Source: www. pexels.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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