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화 짧은 시 눈 위에 쓴 시. 연말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서정시다.
눈 위에 쓴 시
/류시화
누구는 종이 위에 시를 쓰고
누구는 사람 가슴에 시를 쓰고
누구는 자취없는 허공에 대고 시를 쓴다지만
나는 십이월의 눈 위에 시를 쓴다
눈이 녹아 버리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나의 시 🍒
❄출처 : 류시화, 눈 위에 쓴 시, 시선집/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열림원, 2015.
🍎 해설
12월에 어울리는 아름다운 시다.
12월에는 눈 위에 시를 쓰는 시인의 시심도 가져볼만 하다.
그러나 내년에는 눈 위가 아니라 사람 가슴에 시를 쓰는 그런 한 해를 보내고 싶다.
🌹 류시화 시인의 한 마디
나의 시가 절망에 대한 위안이나 질문에 대한 해답이 되진 않겠지만, 시인으로 입문한 지 35년 만에 시선집을 낸다. 시를 읽는다는 것은 '시를 읽어 낸다'는 말과 동의어이다. 때로는 고상한 단어들로 시적 기교를 부리려고 애쓴 나의 시가 기댈 곳은 '시를 읽어 내는' 독자의 눈과 마음뿐이다.
- 류시화, 시선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저자의 말에서 발췌.
🌹 이문재 시인의 한 마디
류시화 시인은 시를 종이에만 쓰지 않는다. 바람결 속에도 쓰고, 구름에다 올려놓고 쓰기도 한다. 집보다 길 위에 있는 시간이 더 많기 때문이다.
- 류시화, 시선집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이문재 해설문에서 발췌.
누구는 종이 위에 시를 쓰고
누구는 사람 가슴에 시를 쓰고
누구는 자취없는 허공에 대고 시를 쓴다지만
나는 십이월의 눈 위에 시를 쓴다
눈이 녹아 버리면 흔적도 없이 사라질
나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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