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정현종 명시 방문객

무명시인M 2021. 1. 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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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온다는 건 실로 어마어마한 일이다.오랜만에 집에 손님이 온다.우선 식탁을 닦자.

정현종 시인의 명시 방문객을 감상해 보기로 하자.

방문객

/정현종

사람이 온다는 건

사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 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낼 수 있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출처: 정현종,방문객,광휘의 속삭임, 문학과지성사, 2008년>

 

해설

 

우리들은 이미 다른 사람을 '환대'하는 마음을 잃은 지 오래이다. 정현종 시인은 그런 환대를 잃어버린 마음에 '바람'이라는 시적 은유를 등장시켜 새롭게 길을 내려고 한다. 꽉 막힌 마음에 새 바람을 불어 넣길 원하고 있다.

 

노벨문학상 수상자 장 폴 사르트르는 젊을 때, ”타인은 지옥이다.“라고 토로한 바 있다.누구나 다른 사람이 어려운 건 사실이다.

 

그러나 인생을 살면서 사람 한 명을 만난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어마어마한 인연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불교에서는 이승에서 옷깃을 한 번 스치는 인연도 전생에서 이미 5,000생의 인연이 있어야 일어 난다고 말한다.한 사람과 같은 시대, 같은 공간에서 조우한다는 건 실로 기적이다.

 

시인은 말한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라고. 그 사람의 전 인생이 오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일이라고 말한다.

 

코로나 19 집콕 기간 중 내게 다가왔던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나는 그 사람들을 얼마나 환대했는지, 혹 소홀하지는 않았는지. 진실로 겸허했는지, 내게 다가온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았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차분히 돌아볼 일이다.

 

그리고 코로나 19 이후 만남이 재개될 때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을 암송하면서 사람들을 만나 보기로 하자.

분명히 그 어떤 변화가 있을지도 모른다.

 

알림

이 블로그에서는 이 정현종의 방문객을 ‘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카테고리)로 선정한다. 생존 시인중 두 번째이다. 이 방문객은 정말 명시다. 정현종 시인은 등단후 지난 56년 동안 명예의 전당 시인으로 헌액될만큼 국민들을 행복하게 해주는 시를 많이 써왔다. 그는 충분한 자격이 있다.생존 시인으로서 김소월, 서정주, 김영랑, 박목월 시인과 같은 반열에 선다는 것은 큰 영광일 것이다. 다만, 이 블로그가 출범한지 일천하므로 방문자들이 찾기 쉽게 당분간 좋은 시 카테고리에 수록한다. 추후 이 블로그가 좀 유명해지면 이 시를 '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 카테고리로 옮길 예정이다. 정현종 시인에게 축하를 보낸다.

사람이 온다는 건

사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한 사람 한 사람은 보석같은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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