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이 명시 어져 내 일이야. 이 블로그는 황진이 시인의 이 시를 '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카테고리)로 선정하였다.
어져 내 일이야
/황진이
어져 내 일이야 그릴 줄을 모로도냐
이시라 하더면 가랴마는 제 구태여
보내고 그리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출처 : 황진이, 어져 내 일이야, 김천택 편저, 청구영언, 1728년(조선 영조 4년).
🍎 해설
<현대어>
아! 내 일이야. 그리울 줄을 몰랐더냐.
있으라 했더라면 갔겠는가마는 제 굳이
보내고 그리워하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이 시를 초장, 중장, 종장으로 나누어 보자.
초장에서는 독자들에게 우선 궁금증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아! 내 일이여! 방탄소년단 리더 RM 버전으로 하면 ‘내 머선 129’(내 무슨 일이고?)이다. 내가 저지른 일이구나, 후회스럽구나 이런 뜻이다, 그리워 할줄은 몰랐다고 말한다. 독자들은 궁금해서 이 시에 몰입하지 않을 수 없다.
중장과 종장에서는 초장의 의문에 대한 스토리와 답변이 나온다. 중장에서는 후회의 마음을 진솔하게 표현하고, 종장에서는 시인의 시심이 절정을 이룬다.
5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사랑 싸움의 방식은 비슷하다. 밀당, 밀고 당기기. 자존심과 연정. 이 사이에서 많은 갈등이 일어난다. 황진이 시인은 이런 심리적 갈등을 간결하고 아름다운 시적 에스프리로 형상화하였다. 무엇보다도 시적 리듬의 우수성은 오늘날에도 돋보인다.
자신의 본 뜻이 아니었으면서도 토라져서 임을 떠나 보낸 후의 후회, 돌아오지 않으면 어떡하나의 걱정, 겉으로는 강한 척하지만 속으로는 약한 여자의 마음을 아름답게 노래했다.
오늘날에도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명시다.
아! 내 일이야 그리울 줄을 몰랐더냐.
있으라 했더라면 갔겠는가마는 제 굳이
보내고 그리워하는 정은 나도 몰라 하노라.
'명예의 전당 헌액 명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영랑 명시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0) | 2021.06.17 |
---|---|
조지훈 명시 사모 (0) | 2021.06.10 |
박목월 명시 윤사월 (0) | 2021.06.01 |
박목월 명시 하관 (0) | 2021.05.24 |
유치환 명시 깃발 (0) | 2021.05.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