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민복 좋은 시 선천성 그리움. 당신에게는 선천성 그리움이 없습니까?
선천성 그리움
/함민복
사람 그리워 당신을 품에 안았더니
당신의 심장은 나의 오른쪽 가슴에서 뛰고
끝내 심장을 포갤 수 없는
우리 선천성 그리움이여
하늘과 땅 사이를
날아오르는 새떼여
내리치는 번개여
❄출처: 함민복, 선천성 그리움,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 창작과비평사, 1996.
🍎 해설
🌹 초점 해설
심장은 누구나 왼쪽에서 뛴다. 사람과 사람이 서로 안으면 심장끼리 맞닿을 수 없다. 심장은 서로 어긋난다. 아무리 열심히 끌어 안아도 심장은 포개어지지 않는다. 완전하게 하나가 될 수 없어서 옆에 있어도 그립고 사랑을 해도 외롭다. 인간의 타고난 선천성 그리움이다.
그러나 그 선천성 그리움의 힘으로 새떼는 날아 오르고 번개는 내리친다. 때로는 상승하고 때로는 하강하는 우리 마음의 원천은 바로 그 선천성 그리움이다.
🌹 자기가 쓴 시를 빨랫줄에 걸다
함민복 시인은 마흔 중반이 넘도록 강화도 남쪽 외딴 마을에서 월세 10만 원짜리 폐가를 얻어 혼자 살고 있었다. 시를 쓰고선 빨랫줄에 걸어 놨다. 생활비가 떨어지면 빨랫줄에 걸린 시를 떼어내 출판사에 보내고는 고료 몇 만 원을 받아 쌀을 샀다. 그리고 또 시를 썼다.
요즈음엔 강화도 다리를 건너면 늦장가 든 함민복 시인의 깨소금 같은 가게 ‘길상이네’가 있다.
함민복 시인은 더 널리 알려져 할 시인이다. 저력이 있다. 시적 에스프리가 대단하다. 여러분은 함민복 시인의 딱 한 줄의 명시를 놓치지 마시기 바란다.
legendonkihotte.tistory.com/112
사람 그리워 당신을 품에 안았더니
끝내 심장을 포갤 수 없는
우리 선천성 그리움이여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형도 좋은 시 엄마 걱정 (0) | 2021.04.04 |
---|---|
류시화 좋은 시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0) | 2021.04.03 |
나태주 좋은 시 혼자서 (0) | 2021.03.31 |
정현종 좋은 시 사랑할 시간이 많지 않다 (0) | 2021.03.30 |
장석주 좋은 시 겨울나무 (0) | 2021.03.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