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시화 좋은 시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류시화 시인의 대표작중 하나다.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류시화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고 싶다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사랑하고 싶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
우리에게 시간은 충분했다 그러나
우리는 그만큼 사랑하지 않았을 뿐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그렇게 살고 싶다
혼자 있으면
그 혼자 있음이 금방 들켜 버리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목숨을 다해 사랑하고 싶다
❄출처: 류시화,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시집 외눈박이 물고기의 사랑, 열림원, 1996.
🍎 해설
외눈박이 처럼 불리는 비목어(比目魚)는 가자미의 일종이다. 가자미는 두 눈이 모두 오른쪽에 붙어 있어 한쪽만 볼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중국 전설에는 눈이 하나밖에 없어 양쪽으로 두 마리가 붙어야 헤엄칠 수 있는 물고기로 나온다.
이 시를 읽으면 애틋한 사랑보다는 그 어떤 외로운 삶이 느껴지기도 한다. 삶을 온 몸으로 느끼는 시인의 고백이다. 시인의 고독과 삶의 철학과 삶에 대한 성찰이다.
여러분은 항상 함께 하지만 나누지 못했던 시간은 없었습니까? 항상 옆에 있지만 사랑한다는 고백은 한번도 하지 못한 것은 아닙니까?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살기 위해 평생을 붙어 다닌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서로 의지하며 사랑하며 살아 가십시오.
류시화 시인은 독자들로부터는 사랑을 받는 1등이지만 문단에서는 류시화를 좋게 인정을 하지 않는다. 이런 극단적 평가를 받는 시인은 류시화가 유일하다. 이에 대한 설명과 평가는 좀 복잡하다. 분명한 것은 시인은 독자가 만든다. 독자 여러분은 이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 그 시가 좋으면 좋은 것이고, 나쁘면 나쁜 것이다.
두눈박이 물고기처럼 세상을 살기 위해
평생을 두 마리가 함께 붙어 다녔다는
외눈박이 물고기 비목처럼
사랑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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