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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선 귀를 씻다. 당신에게서는 山향기가 나는가요?
귀를 씻다 ―山詩 2
/이성선
산이 지나가다가 잠깐
물가에 앉아 귀를 씻는다
그 아래 엎드려 물을 마시니
입에서 산(山)향기가 난다 🍒
❄출처 : 이성선 시집, 『산시』, 시와, 2013.
🍎 해설
산 속 호수가에서 보면 묵직한 산이 구름과 함께 수면에 비친다. 산이 움직인다. 산이 물가에 앉아 세파를 씻어 내려는 듯 귀를 씻는다.
나도 귀를 씻은 후에 입을 수면에 대고 맑게 솟은 물을 마신다. 입안에서는 싱그러운 산山의 냄새가 난다. 산의 향기는 아마 헛된 욕심을 버리고 마음을 비운 겸허한 사람의 향기가 아닐까?
당신에게서는 어떤 향기가 나는가?
짧게 써서 하늘의 침묵에 닿을 수 있기를 기원했던 시인은 자연과의 대화 속에 동양적 달관의 세계를 추구했다. 이 시는 그의 세계관을 대변하는 한 폭의 아름다운 수채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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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이 지나가다가 잠깐
물가에 앉아 귀를 씻는다
그 아래 엎드려 물을 마시니
입에서 산(山)향기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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