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

박목월 도화 한 가지

무명시인M 2024. 3. 4.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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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목월 도화 한 가지.

박목월 도화 한 가지. 풋풋한 사랑의 연정.

도화(桃花) 한 가지

/박목월

물을 청하니
팔모반상에 받쳐들고 나오네
물그릇에
외면한 낭자의 모습.
반(半)은 어둑한 산봉우리가 잠기고
다만 은은한 도화 한그루
한 가지만 울넘으로
령(嶺)으로 뻗쳤네. 🍒
 
❄출처 : 박목월 시집, 『박목월 시전집』, 민음사, 2007.
 

🍎 해설

*도화(桃花): 복숭아꽃

* 령(嶺): 고개. 산고개

길 가던 한 청년이 산골 어느 집에 들러 물 한 그릇을 달라고 요청한다. 그러자 그 집 젊은 처녀는 팔모반상에 조심 조심 물을 내온다.
 
그 청년은 목을 축이기 전에 물그릇을 들여다보는데 거기에는 반쯤은 저물 때가 된 어둑어둑한 산봉우리가 비쳐 있다. 그리고 또 한쪽에는 은은한 분홍빛 복숭아나무 한그루, 그 나무 가지 중 한 가지만 울타리 넘어 고개로 뻗어 있다. 한폭의 수채화다.
 
그 중에서도 울타리 넘어 고개로 뻗치고 있는 복숭아꽃 나뭇가지는 물 떠온 처녀의 손을 잡아끌고 고개 너머 어디론가 가고픈 청년의 연정의 마음을 상징하고 있다.
 
시에서 복숭아꽃 향기가 은근히 나고 요즘에는 보기 어려운 풋풋한 사랑의 모습이 어른거린다. 서정성과 시적 구도와 리듬이 잘 어울러져 있는 우수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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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청하니
팔모반상에 받쳐들고 나오네
물그릇에
외면한 낭자의 모습.
반(半)은 어둑한 산봉우리가 잠기고
다만 은은한 도화 한그루
한 가지만 울넘으로
령(嶺)으로 뻗쳤네

물을 청하니 팔모반상에 받쳐들고 나오네
물그릇에 외면한 낭자의 모습.
반은 어둑한 산봉우리가 잠기고 다만 은은한 도화 한그루
한 가지만 울넘으로 령으로 뻗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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