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시

백석 주막

무명시인M 2024. 1. 26.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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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 주막.

백석 주막. 민족공동체의 삶을 그린 풍속화.

주막

/백석

호박잎에 싸오는 붕어곰은 언제나 맛있었다

부엌에는 빨갛게 질들은 팔(八)모알상이 그 상 우엔 새파란 싸리를 그린 눈알만한 잔(盞)이 뵈였다

아들아이는 범이라고 장고기를 잘 잡는 앞니가 뻐드러진 나와 동갑이었다

울파주 밖에는 장군들을 따라와서 엄지의 젖을 빠는 망아지도 있었다 🍒

 

출처 : 백석 지음 이동순 편, 백석 시전집, 창작과비평사, 1988.

 

🍎 해설

*붕어곰: 붕어를 졸여서 만든 붕어찜

()모알상: 팔각형의 개다리소반

장고기: 잔 물고기. 조그마한 민물고기.

울파주: 수수깡, 갈대, 싸리 등으로 엮은 울타리. 바자 울타리.

 

장날 주막 풍경을 향토색 짙은 언어로 그린 한 폭의 아름다운 풍속화다.

 

네 개의 영상 이미지가 떠 오른다.

첫째, 주막집 아들이 직접 잡아온 자연산 붕어로 주모가 붕어찜을 만들어, 그 붕어곰을 호박잎에 싸서 주는 음식이 아주 맛있는 그런 주막이다.

 

둘째, 주막 비품들이다. 빨갛게 길든 팔모알 상(팔각형의 개다리소반)과 그 위에 놓여 있는 새파란 싸리를 그린 눈알만한 잔이라는 비품이 그 주막이 그런대로 운치있는 주막이다.

 

셋째, 주막집 아들이다. 그 아들아이는 이름이 범이고. 장고기(잔 물고기)를 잘 잡고, 앞니가 뻐드러졌고, 또 나와 동갑이다.

 

넷째, 주막 밖 풍경이다. 주막 울타리 밖에는 장짐을 지고 장꾼을 따라온 어미말이 매여 있고 망아지가 에미 젖을 빨고 있다.

 

백석 시의 기조처럼 이 시 역시 일제 강점기하의 우리 민족의 공동체적 삶의 소중함을 짙은 향토색 어휘로 그려내고 있다. 우리 민족의 공동체적 삶의 단합정신을 노래하고 있다. 서정적 풍경과 향토색 시어들이 아름다운 명곡처럼 가슴에 와 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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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잎에 싸오는 붕어곰은 언제나 맛있었다

부엌에는 빨갛게 질들은 팔(八)모알상이 그 상 우엔 새파란 싸리를 그린 눈알만한 잔(盞)이 뵈였다

아들아이는 범이라고 장고기를 잘 잡는 앞니가 뻐드러진 나와 동갑이었다

울파주 밖에는 장군들을 따라와서 엄지의 젖을 빠는 망아지도 있었다

호박잎에 싸오는 붕어곰은 언제나 맛있었다
부엌에는 빨갛게 질들은 팔 모알상이
아들아이는 범이라고 장고기를 잘 잡는 앞니가 뻐드러진 나와 동갑이었다
울파주 밖에는 장군들을 따라와서 엄지의 젖을 빠는 망아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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