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칠환 두근거려보니 알겠다. 해학과 통찰의 촌철의 시.
두근거려보니 알겠다
/반칠환
봄이 꽃나무를 열어젖힌 게 아니라
두근거리는 가슴이 봄을 열어젖혔구나.
봄바람 불고 또 불어도
삭정이 가슴에서 꽃을 꺼낼 수 없는 건
두근거림이 없기 때문.
두근거려보니 알겠다. 🍒
❄출처 : 반칠환 시집, 『웃음의 힘』, 지혜, 2012.
🍎 해설
반칠환 시인은 짧은 시의 창작을 시도하고 있다. 독자들과 간명하게 소통하려고 노력하는 시인의 자세는 감동적이다. 짧지만 긴 여운, 의표를 찌르는 해학과 통찰의 시편들은 인터넷 시대에 시가 어떻게 사람들의 가슴에 스밀 수 있는가를 시험하는 문학적 소통의 시금석이자 내비게이션이다.
재치문답에 함몰되지 않으면서 시 언어의 경제성과 삶을 관통하는 통찰이 짧은 시에 서정적으로 압축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반칠환의 짧은 시는 모순이 많은 오늘의 세태를 촌철의 시어들로 꼬집으면서도 웃음과 긍정을 잃지 않고 있다.
이 짧은 시도 웃음과 해학, 통찰과 시적 직관이 잘 디자인 되어 있다.
인생은 쉼표로만 살아서는 안 되고 가끔은 느낌표로 살아야 한다. 가끔은 두근거려봐야 한다.
사랑은 두근거림이다. 사랑은 사랑할 수 있는 용기다. 해가 저물기 전에 혼자만 그리워하던 사람에게 먼저 전화를 하시기 바란다.
살다보니 잘 만나지 못했던 보고 싶은 친구에게 해가 가기 전에 홍대 앞 골목집에서 곱창구이 한 번 쏘시기 바란다.
당신이 삭정이 가슴이 아니라면...ㅎㅎ
봄이 꽃나무를 열어젖힌 게 아니라
두근거리는 가슴이 봄을 열어젖혔구나.
봄바람 불고 또 불어도
삭정이 가슴에서 꽃을 꺼낼 수 없는 건
두근거림이 없기 때문.
두근거려보니 알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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