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민복 짧은 시 뻘. 뻘 속의 말랑말랑한 흙은 내 발을 밀어내지 않고 내 발을 잡아준다. 뻘 /함민복 말랑말랑한 흙이 말랑말랑 발을 잡아준다 말랑말랑한 흙이 말랑말랑 가는 길을 잡아준다 말랑말랑한 힘 말랑말랑한 힘 🍒 ❄출처 : 함민복 시집, 『말랑말랑한 힘』, 문학세계사, 2012. 🍎 해설 맨발로 뻘에 들어가 보라. 말랑말랑한 흙이 발가락 사이로 비집고 나오면서 발은 흙 속으로 빠진다. 발은 흙속에 빠지지만 흙은 발을 거부하지 않고 발을 잡아준다. 발은 흙의 말랑말랑한 힘을 느낀다. 흙도 발의 말랑말랑함을 느끼고 꽉 잡아준다. 반면에 도시의 아스팔트는 어떤가? 아스팔트는 발을 사정없이 밀어 낸다. 말랑말랑한 갯펄의 흙은 가는 길을 잡아주기도 한다. 개펄은 강과 달리 사람들이 걸어가며 만들어낸 길과 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