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하 좋은 시 사랑의 지옥. 사랑에 빠진 사람은 호박꽃 속에 갇힌 꿀벌의 신세가 된다. 사랑의 지옥 /유하 정신없이 호박꽃 속으로 들어간 꿀벌 한 마리 나는 짓궂게 호박꽃을 오므려 입구를 닫아 버린다 꿀의 주막이 금세 환멸의 지옥으로 뒤바뀌었는가 노란 꽃잎의 진동이 그 잉잉거림이 내 손끝을 타고 올라와 가슴을 친다 그대여, 내 사랑이란 그런 것이다 나가지도 더는 들어가지도 못하는 사랑 이 지독한 마음의 잉잉거림, 난 지금 그대 황홀의 캄캄한 감옥에 갇혀 운다 🍒 ❄출처 : 유하 시집, 세상의 모든 저녁, 민음사, 1999. 🍎 해설 사랑하는 것은 황홀한 지옥을 경험하는 일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호박꽃 속에 갇힌 꿀벌'의 처지가 된다. ‘정신없이 호박꽃 속으로 들어간 꿀벌 한 마리’를 ‘오므려 입구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