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현 좋은 시 고래를 기다리며. 삶은 기다림이다. 그럼에도 기다리는 것은 잘 오지 않는다. 고래를 기다리며 /안도현 고래를 기다리며 나 장생포 바다에 있었지요 누군가 고래는 이제 돌아오지 않는다, 했지요 설혹 돌아온다고 해도 보이지 않는다고요, 나는 서러워져서 방파제 끝에 앉아 바다만 바라보았지요 기다리는 것은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서도 기다리고, 기다리다 지치는 게 삶이라고 알면서도 기다렸지요 고래를 기다리는 동안 해변의 젖꼭지를 빠는 파도를 보았지요 숨을 한 번 내쉴 때마다 어깨가 들썩이는 그 바다가 바로 한 마리 고래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지요 ❄출처 : 안도현, 고래를 기다리며, 고래를 기다리며 외 소월시 문학상, 문학사상, 2001. ☘ 이 시는 문학사상사가 주최하는 제13회 소월시 문학상(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