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림 세밑. 연말에는 누구에게나 새해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생긴다. 그 이유는? 세밑 /신경림 흔들리는 버스 속에서 뒤돌아본다 푸섶길의 가없음을 배우고 저녁노을의 아름다움을 배우고 새소리의 기쁨을 비로소 안 한 해를 비탈길을 터벅거리며 뒤돌아본다 저물녘 내게 몰아쳐온 이 바람 무엇인가 송두리째 나를 흔들어놓는 이 폭풍 이 바람은 무엇인가 눈도 귀도 멀게 하는 해도 달도 멎게 만드는 이것은 무엇인가 자리에 누워 뒤돌아본다 만나는 일의 설레임을 알고 마주 보는 일의 뜨거움을 알고 헤어지는 일의 아픔을 처음 안 한 해를 꿈속에서 다시 뒤돌아본다 삶의 뜻으로 또 새로 본 이 한 해를 🍒 ❄출처 : 신경림 시집, 『 달 넘세』, 창비 , 1985. 🍎 해설 *세밑: 연말. 세모(歲暮). 어느덧 연말이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