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림 동해바다 - 후포에서. 감싸고 끌어안고 받아들이는 동해바다처럼.동해바다 -후포에서/신경림친구가 원수보다 미워지는 날이 많다 티끌만한 잘못이 멧방석만하게 동산만하게 커보이는 때가 많다 그래서 세상이 어지러울수록 남에게는 엄격해지고 내게는 너그러워지나보다 돌처럼 잦아지고 굳어지나보다 멀리 동해바다를 내려다보며 생각한다 널다란 바다처럼 너그러워질 수는 없을까 깊고 짙푸른 바다처럼 감싸고 끌어안고 받아들일 수는 없을까 스스로는 억센 파도로 다스리면서 제 몸은 맵고 모진 매로 채찍질하면서 🍒 ❄출처 : 신경림 기행시집, 『길』, 창비, 2000. 🍎 해설* 후포는 경북 울진 아래에 있는 작은 어항이다. 이 시는 시인이 오랜 민요기행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찾은 마을, 그리고 바라보고 지나친 바다와 산을 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