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경동 먼저 가는 것들은 없다. 절망에 빠져 있을 때 더 큰 희망의 출로가... 먼저 가는 것들은 없다 /송경동 몇 번이나 세월에게 속아보니 요령이 생긴다 내가 너무 오래 산 계절이라 생각될 때 그때가 가장 여린 초록 바늘귀만 한 출구도 안 보인다고 포기하고 싶을 때, 매번 등 뒤에 다른 광야의 세계가 다가와 있었다 두 번 다시는 속지 말자 그만 생을 꺾어버리고 싶을 때 그때가 가장 아름답게 피어나보라는 여름의 시간 기회의 시간 사랑은 한 번도 늙은 채 오지 않고 단 하루가 남았더라도 우린 다시 진실해질 수 있다 🍒 ❄출처 : 송경동 시집, 『나는 한국인이 아니다』, 창비, 2016. 🍎 해설 러시아의 시인 푸슈킨의 시에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말라!’라는 유명한 시가 있다. 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