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택수 자전거의 연애학. 판소리 가락의 유머 시. 자전거의 연애학 /손택수 홀아비로 사는 내 늙은 선생님은 자전거 연애의 창안자다. 그에 따르면 유별난 남녀 사이를 자전거만큼 친근하게 만들어주는 것도 없다. 일단 자전거를 능숙하게 탈줄 알아야 혀 탈 줄 안다는 것, 그건 낙법과 관계가 있지. 나는 주로 하굣길에 여학교 근처를 어슬렁거리다가 점찍어 둔 가방을 낚아채는 방법을 썼어. 그럼 제깐 것이 별 수 있간디, 가방 달라고 죽어라 뛰어오겠지 그렇게만 되면 만사가 탄탄대로라 이 말이야. 지쳐서 더 뛰어오지 못하는 여학생 은근슬쩍 뒤에 태우고 유유히 휘파람이나 불며 달려가면 되는 것이지. 뒤에서 허리를 꼭 잡고 놓지 못하도록 약간의 과속은 필수항목이고, 그렇게 달려가다 갈대숲이나 보리밭이 나오면 어어어 브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