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영로 봄비. 서정성, 음악성이 출중한 항일시.봄비/변영로나즉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나아가 보니, 아, 나아가 보니졸음 잔뜩 실은 듯한 젖빛 구름만이무척이나 가쁜 듯이, 한없이 게으르게푸른 하늘 위를 거닌다.아, 잃은 것 없이 서운한 나의 마음! 나즉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나아가 보니, 아, 나아가 보니아렴풋이 나는 지난날의 회상같이떨리는 뵈지 않는 꽃의 입김만이그의 향기로운 자랑 앞에 자지러지노라!아, 찔림 없이 아픈 나의 가슴! 나즉하고 그윽하게 부르는 소리 있어나아가 보니, 아, 나아가 보니이제는 젖빛 구름도 꽃의 입김도 자취 없고다만 비둘기 발목만 붉히는 은실 같은 봄비만이소리도 없이 근심같이 나리누나!아, 안 올 사람 기다리는 나의 마음 🍒 ❄출처 : 변영로 시집, 『조선의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