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 좋은 시 가을 오후. 쓸쓸해지면 마음이 선해진다. 가을 오후 /도종환 고개를 넘어오니 가을이 먼저 와 기다리고 있었다 흙빛 산벚나무 이파리를 따서 골짜기물에 던지며 서 있었다 미리 연락이라도 하고 오지 그랬느냐는 내 말에 가을은 시든 국화빛 얼굴을 하고 입가로만 살짝 웃었다 웃는 낯빛이 쓸쓸하여 풍경은 안단테 안단테로 울고 나는 가만히 가을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서늘해진 손으로 내 볼을 만지다 내 품에 머리를 기대오는 가을의 어깨 위에 나는 들고 있던 겉옷을 덮어주었다 쓸쓸해지면 마음이 선해진다는 걸 나도 알고 가을도 알고 있었다 늦은 가을 오후 🍒 ❄출처 : 도종환, 가을 오후, 세시에서 다섯시 사이, 창비, 2011. 🍎 도종환 시인의 자작시 해설 밖에 나갔다 산방으로 돌아오는 가을 오후.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