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해 짧은 시 눈.내리는 눈은 흰가, 아름다운가, 가벼운가? 눈 /김종해 눈은 가볍다 서로가 서로를 업고 있기 때문에 내리는 눈은 포근하다 서로의 잔등에 볼을 부비는 눈 내리는 날은 즐겁다 눈이 내릴 동안 나도 누군가를 업고 싶다. 🍒 ❄출처 : 김종해 시집, 『풀』, 문학세계사, 2013. 🍎 해설 눈이 희다, 아름답다는 표현은 많이 들었지만 눈이 가볍다는 표현은 처음 듣는다. 서로가 서로를 업고 있기 때문에 눈은 가볍다고 시인은 노래한다. 그래서 눈은 포근해 보이는 것인가? ‘서로가 서로를 업고’ 있는 세상사의 이치를 깨닫지 않고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나도 누군가를 업고싶다’는 따뜻하고 넉넉한 바람이 가슴에 와 닿는다. 난해하고 복잡한 언어의 장식은 아예없다. 표현이 곱고 부드러우면서도 깊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