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호 좋은 시 가을에는. 가을에게 자꾸만 내가 부끄러워진다. 가을에는 /강인호 물소리 맑아지는 가을에는 달빛이 깊어지는 가을에는 하늘이 높아지는 가을에는 쑥부쟁이 꽃피는 가을에는 어인 일인지 부끄러워진다 딱히 죄지은 것도 없는데 아무런 이유 없이 가을에게 자꾸만 내가 부끄러워진다 🍒 ❄출처 : 강인호 시집, 『비 묻어 온 바람』,문학정신, 2003. 🍎 해설 가을은 흔히 수확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많은 상념에 젖게 만드는 계절이다. 유리알처럼 파랗게 갠 높아지는 가을 하늘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까닭없이 좀 서글퍼진다. 들에 핀 하찮은 들국화인 쑥부쟁이도 가을에는 이렇게 아름다운 꽃을 피워내고 있는데, 나는 봄 여름동안 띵까띵까 무엇을 했단 말인가? 아무런 이유없이 가을에게 자꾸만 내가 부끄러워 진다.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