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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 2

나태주 강물과 나는

나태주 강물과 나는. 다른 생명을 경외하는 마음.강물과 나는/나태주맑은 날강가에 나아가바가지로강물에 비친하늘 한 자락떠올렸습니다 물고기 몇 마리흰구름 한 송이새소리도 몇 움큼건져 올렸습니다 한참동안 그것들을가지고 돌아오다가생각해보니아무래도 믿음이서지 않았습니다 이것들을기르다가 공연스레죽이기라도 하면어떻게 하나 나는 걸음을 돌려다시 강가로 나아가그것들을 강물에풀어 넣었습니다 물고기와 흰구름과새소리 모두강물에게돌려주었습니다 그날부터강물과 나는친구가 되었습니다. 🍒 ❄출처 : 나태주 시집, 『강물과 나는』, 이야기꽃, 2023. 🍎 해설아이가 징검돌에 걸터앉아 가만히 들여다본 강물에는 나무 그림자와 산 그늘, 흰 구름, 조그만 물고기 몇 마리가 사랑스럽게 담겨 있다. 그것들을 한 움쿰 건져올린 아이는 집으..

좋은시 2024.07.06

노천명 장날

노천명 장날. 일제 치하 산골 마을의 토속적인 삶의 모습.장날/노천명대추 밤을 돈사야 추석을 차렸다 이십 리를 걸어 열하룻장을 보러 떠나는 새벽 막내딸 이쁜이는 대추를 안 준다고 울었다 송편 같은 반달이 싸릿문 위에 돋고 건너편 성황당 사시나무 그림자가 무시무시한 저녁 나귀 방울에 지껄이는 소리가 고개를 넘어 가차워지면 이쁜이보다 삽살개가 먼저 마중을 나갔다 🍒 ❄출처 : 노천명 시집, 『산호림』, 한성도서주식회사, 1938. 🍎 해설일제 치하의 어느 산골 마을이다. 추석을 쇠기 위해서는 대추나 밤을 팔아서 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에 이른 새벽 이십 리를 걸어 열하룻장을 보러 간다. 제사상을 차리려면 대추 밤을 따서 장날 내다 팔아야 했다. ‘돈사야’는 그래야 돈이 된다는 이야기다. 먹고 싶은 대추를 부..

좋은시 202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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