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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 3

김광규 오래된 물음

김광규 오래된 물음. 생동감 넘치는 아이들 모습에서 놀라운 생명력을 느끼자.오래된 물음/김광규누가 그것을 모르랴시간이 흐르면꽃은 시들고나뭇잎은 떨어지고짐승처럼 늙어서우리도 언젠가 죽는다 땅으로 돌아가고하늘로 사라진다그래도 살아갈수록 변함없는세상은 오래된 물음으로우리의 졸음을 깨우는구나 보아라새롭고 놀랍고 아름답지 않으냐쓰레기터의 라일락이 해마다골목길 가득히 뿜어내는깊은 향기볼품없는 밤송이 선인장이깨어진 화분 한 귀퉁이에서오랜 밤을 뒤척이다가 피워낸밝은 꽃 한송이 연못 속 시커먼 진흙에서 솟아오른연꽃의 환한 모습그리고인간의 어두운 자궁에서 태어난아기의 고운 미소는 우리를더욱 당황하게 만들지 않느냐 맨발로 땅을 디딜까봐우리는 아기들에게 억지로신발을 신기고손에 흙이 묻으면더럽다고 털어준다 도대체땅에 뿌리박지 ..

좋은시 2024.05.31

정호승 꽃을 따르라

정호승 꽃을 따르라. 피는 꽃보다 지는 꽃을 따르라.꽃을 따르라/정호승돈을 따르지 말고 꽃을 따르라  봄날에 피는 꽃을 따르지 말고봄날에 지는 꽃을 따르라  ​벚꽃을 보라눈보라처럼 휘날리는 꽃잎에봄의 슬픔처럼 찬란하지 않으냐 돈을 따르지 말고 지는 꽃을 따르라  ​사람은 지는 꽃을 따를때가장 아름답다 🍒 ❄출처 : 정호승 시집, 『슬픔이 택배로 왔다』, 창비, 2022. 🍎 해설봄날에는 돈을 좋아하지 말고 꽃을 좋아하라고 말한다. 꽃을 맘껏 즐기라고 말한다. 그러나 피는 꽃보다 지는 꽃을 따르라고 한다. 우리의 인생에도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함께 있다.이별이 불가피할 때, 아프고 괴로운 때, 마음을 접어야 할 때, 바로 꽃이 지는 시간에 잘 견뎌내시기 바란다. 돈을 따르지 말고 꽃을 따르라  봄날에 ..

좋은시 2024.05.22

이상국 봄나무

이상국 봄나무. 누구에게나 역경이 온다. 그럴 때면...봄나무/이상국나무는 몸이 아팠다눈보라에 상처를 입은 곳이나빗방울들에게 얻어맞았던 곳들이오래전부터 근지러웠다 땅속 깊은 곳을 오르내리며겨우내 몸을 덥히던 물이이제는 갑갑하다고한사코 나가고 싶어하거나살을 에는 바람과 외로움을 견디며봄이 오면 정말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스스로에게 했던 말들이그를 못 견디게 들볶았기 때문이다 그런 마음의 헌데 자리가 아플 때마다그는 하나씩 이파리를 피웠다 🍒 ❄출처 : 이상국 시집, 『어느 농사꾼의 별에서』, 창비, 2005. 🍎 해설겨울 나무는 ‘눈보라’에 상처를 입고, ‘빗방울’에 얻어맞아 이곳저곳이 근지러웠다. 그러나 봄이되면 나무는 상처 자리가 아플 때마다 새 이파리를 피운다.  누구에게나 역경과 시련이 온다. ..

좋은시 2024.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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