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재 짧은 시 어제 죽었다면. 내가 어제 죽었다고 생각하면....
어제 죽었다면
/이문재
질문을 바꿔야
다른 답을 구할 수 있다
이렇게 바꿔보자
만일 내가 내일 죽는다면, 말고
어제 내가 죽었다면, 으로
내가 어제 죽었다고
상상해보자
만일 내가 어제 죽었다면 🍒
❄출처 : 이문재 시집, 『혼자의 넓이』, 창비, 2021.
🍎 해설
사람은 누구나 죽는다. 그러나 사람들은 영원히 살 것처럼 오늘을 살고 있다. 시인은 느닷없이 만일 내가 내일 죽는다면?이라고 하지 말고 어제 내가 죽었다면?이라고 질문을 바꿔 자기자신에게 조용히 물어 보라고 한다.
사망한 날, 어느 대학병원 영안실일까? 급히 빈소가 차려지고 가족과 친척이나 친구들 몇 명이 문상을 와서 나에 대한 추억을 얘기할 것이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일 뿐 자신들의 얘기를 나눌 것이다. 누구누구가 문상을 왔을까? 나에 대해서는 어떤 추억담을 나누었을까?
사람의 수명은 그 누구도 모른다. 죽음이라는 다가올 명백한 진실 앞에서 나부터 겸손해져야 하는데, 이게 잘 안된다. 어제 죽었다고 생각하면 오늘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는데, 이게 잘 안된다.
그러나, 엄연하게 닥칠 미래의 그날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훨씬 다른 사람들에게 너그러울 것이고 자신에 대해서는 엄격할 것이다.
어제보다 더 젊어질 수는 없지만 어제보다 조금 더 사랑할 수는 있다. 어제보다 더 많이 가질 수는 없지만 어제보다 조금 더 나눌 수는 있다. 내가 어제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삶을 살아 가도록 교훈을 주는 인생시다. 그리고 살아 가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좀 더 너그러워지라는 좋은 시다.
질문을 바꿔야
다른 답을 구할 수 있다
이렇게 바꿔보자
만일 내가 내일 죽는다면, 말고
어제 내가 죽었다면, 으로
내가 어제 죽었다고
상상해보자
만일 내가 어제 죽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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