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송수권 새해 아침

무명시인M 2023. 1. 1.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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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수권 새해 아침.

송수권 좋은 시 새해 아침. 새해 아침에 새로운 다짐을 하는 데 도움을 주는 시.

새해 아침

/송수권

새해 아침은 불을 껐다 다시 켜듯이

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

 

답답하고 화나고 두렵고

또 얼마나 허전하고 가난했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지난밤 제야의 종소리에 묻어둔 꿈도

아직 소원을 말해서는 아니 됩니다

 

외로웠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억울했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슬펐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얼마나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습니까?

그 위에 우레와 같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그 위에 침묵과 같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낡은 수첩을 새 수첩으로 갈며

떨리는 손으로 잊어야 할 슬픈 이름을

두 줄로 금긋듯

그렇게 당신은 아픈 추억을 지우십시오

 

새해 아침은

찬란한 태양을 왕관처럼 쓰고

끓어오르는 핏덩이를 쏟아놓으십시오

 

새해 아침은

첫날밤 시집온 신부가 아침나절에는

저 혼자서도 말문이 터서 콧노래를 부르듯

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 🍒

 

출처 : 송수권 시집, 꿈꾸는 섬, 문학과지성사, 1983.

 

🍎 해설

2023년 새해아침이다. 새해 아침에는 누구나 새해 계획을 구상하고 다짐을 한다. 이 시는 새로운 한 해를 시작하는 마음을 추스르고 다잡을 수 있게 하는 데 도움을 준다.

 

외로웠습니까? 슬펐습니까? 억울했습니까? 답답하고 화나고 두렵고 또 얼마나 허전하고 가난했습니까? 얼마나 하고 싶었던 일이 많았습니까?” 시인이 묻는 이 질문들을 생각하면 누구에게나 한스러운 서러움과 원통함과 답답함이 있다.

 

그러나 시인은 그 위에 하얀 눈이 내리게 하십시오’. ‘우레와 같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침묵과 같은 눈으로 내리게 하고두 줄로 금 긋듯 아픈 추억을 지워내 달라는 시어로 화해와 포용으로 결론을 내린다. 그런 담담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겠다는 마음 가짐이 필요할 것 같다.

 

새해 아침은 / 첫날밤 시집온 신부가 아침나절에는 / 저 혼자서도 말문이 터져 콧노래를 부르듯 / 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라고 한 새로운 한해가 열리고 시작되었다. 여러분은 오늘 아침 첫날밤 시집온 신부가 되어 떨리는 가슴으로 새해에 간절히 바라는 몇 가지를 구상해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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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아침은 불을 껐다 다시 켜듯이

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

 

답답하고 화나고 두렵고

또 얼마나 허전하고 가난했습니까?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얼마나 하고 싶은 일들이 많았습니까?

그 위에 우레와 같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그 위에 침묵과 같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새해 아침은

첫날밤 시집온 신부가 아침나절에는

저 혼자서도 말문이 터서 콧노래를 부르듯

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

새해 아침은 불을 껐다 다시 켜듯이.
답답하고 화나고. 그 위에 하얀 눈을 내리게 하십시오
새해 아침은 첫날밤 시집온 신부가 아침나절에는
신부처럼 그렇게 떨리는 가슴으로 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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