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송찬호 좋은 시 구두

무명시인M 2022. 6. 4.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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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찬호 좋은 시 구두. Source: www. pexels. com

송찬호 좋은 시 구두, 새 구두를 한번 사서 신어 보시렵니까?

구두

/송찬호

나는 새장을 하나 샀다.

그것은 가죽으로 만든 것이다.

날뛰는 내 발을 집어넣기 위해 만든 작은 감옥이었던 것

 

처음 그것은 발에 너무 컸다.

한동안 덜그럭거리는 감옥을 끌고 다녀야 했으니

감옥은 작아져야 한다.

새가 날 때 구두를 감추듯.

 

새장에 모자나 구름을 집어넣어 본다.

그러나 그들은 언덕을 잊고 보리 이랑을 세지 않으며 날지 않는다.

새장에는 조그만 먹이통과 구멍이 있다.

 

그것이 새장을 아름답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오늘 새 구두를 샀다.

그것은 구름 위에 올려져 있다.

내 구두는 아직 물에 젖지 않은 한 척의 배,

 

한때는 속박이었고 또 한때는 제멋대로였던 삶의 한 켠에서

나는 가끔씩 늙고 고집 센 내 발을 위로하는 것이다.

오래 쓰다 버린 낡은 목욕통 같은 구두를 벗고

새의 육체 속에 발을 집어넣어 보는 것이다. 🍒

 

출처 : 송찬호 시집, 10년 동안의 빈 의자, 문학과 지성사, 1994.

 

🍎 해설

이 시는 구두를 새장에 비유하여 현대인이 틀에 박힌 삶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의지를 그린 작품이다.

 

시인은 비상하는 법을 잊어버리고 새장 속의 삶에 익숙해진 삶에 대한 비판적 인식을 반어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새 구두는 미래의 삶에 대한 조그마한 희망이자 위로다. 오늘 새로 산 구두를 통해 비로소 '구름'처럼 자유로운 영혼을 꿈꾼다. 어디든 머물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다. ‘한때는 속박이었고 또 한때는 제멋대로였던 삶의 이중성으로 인한 고단한 삶에게 때로는 위로를 보냈지만, 새 구두를 갈아 신고서야 비로소 비상하고자 하는 꿈을 확인한다. 발은 마음의 분신이기 때문이다.

아무튼 현실의 굴레로부터 벗어나려고 몸부림치는 현대인의 모습을 발끝에서부터 확산, 형상화하고 있는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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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새장을 하나 샀다.

그것은 가죽으로 만든 것이다.

날뛰는 내 발을 집어넣기 위해 만든 작은 감옥이었던 것

 

나는 오늘 새 구두를 샀다.

그것은 구름 위에 올려져 있다.

내 구두는 아직 물에 젖지 않은 한 척의 배,

 

한때는 속박이었고 또 한때는 제멋대로였던 삶의 한 켠에서

나는 가끔씩 늙고 고집 센 내 발을 위로하는 것이다.

오래 쓰다 버린 낡은 목욕통 같은 구두를 벗고

새의 육체 속에 발을 집어넣어 보는 것이다.

Source: www. pexels.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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