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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좋은 시 봄 편지. 해마다 우리 가슴에 와 안기는 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봄 편지
/이해인
하얀 민들레 꽃씨 속에
바람으로 숨어서 오렴
이름없는 풀섶에서
잔기침하는 들꽃으로 오렴
눈 덮인 강 밑을
흐르는 물로 오렴
부리 고운 연두빛 산새의
노래와 함께 오렴
해마다 내 가슴에
보이지 않게 살아 오는 봄
진달래 꽃망울처럼
아프게 부어오른 그리움
말없이 터뜨리며
나에게 오렴 🍒
❄출처 : 이해인 시집, 『이해인 시전집1』, 문학사상, 2013.
🍎 해설
오미크론이 막바지 기승을 부린다. 이런 때일수록 가슴에 해마다 와 안기는 봄을 새삼스럽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온 몸과 만물사이로 그 통로를 열어놓고 봄을 맞이하겠다는 시인의 의지가 큰 도움이 된다.
봄이 오고 있는 눈 덮인 강변이나 민들레 길을 걸어 가보자. 이름 없는 풀숲에 핀 들꽃의 잔기침에 귀를 기울여 보자. 그러면 민들레와 진달래와 산새가 보낸 봄 편지를 받아볼지도 모른다. 아프게 부어오른 그리움이 함께 와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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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는 풀섶에서
잔기침하는 들꽃으로 오렴
해마다 내 가슴에
보이지 않게 살아 오는 봄
진달래 꽃망울처럼
아프게 부어오른 그리움
말없이 터뜨리며
나에게 오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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